이스라엘 : 약속의 땅으로, 예루살렘

이스라엘 탐방을 마무리하며

by 오름

길고도 짧았던 이스라엘 탐방의 마지막 도시는 예루살렘 (Jerusalem). 작년 4월 고난주간 때 예루살렘 여행기를 올리며 예수님의 행적이 담겨있는 장소들을 소개했었는데, 이번에는 그 외에 탐방했었던 곳들 위주로 남겨보려고 한다. 예루살렘 성벽 밖 감람산에서 시작된 예루살렘 탐방은 기드론 골짜기를 따라 눈물교회와 겟세마네 만국교회로 이어졌다. 예루살렘 구시가지 탐방의 시작점으로 향하며 우리들은 사자문 (Lion's Gate)으로 향했다. 사자문은 문 양 옆에 사자 문양이 새겨져 있어 불리는 이름인데, 신약 성경 속 스데반이 이 문 근처에 순교했다고 하여 '스데반 문'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연못보다는 저수지가 맞는 것 같은데 @ 이스라엘 예루살렘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첫 번째 탐방장소는 베데스다 연못 (Pool of Bethesda). '자비의 집'이라는 뜻의 베데스다 연못은 기원전 8세기, 예루살렘 성안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예수님 시대, 성전 옆 시장이 형성되며 성전에 바칠 제물을 씻었던 세속적인 곳으로 변화하게 된다. 특히 이곳은 연못의 물이 불규칙하게 솟아오르는 현상 때문에 '천사가 물을 움직일 때 들어가면 낫는다'라는 민간 신앙이 있어 많은 병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는데, 이곳에서 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38년 된 병자를 고치시는 기적을 이루신다. 이름이 '연못'이다 보니까 얕고 작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크고 깊은 거대한 크기여서 새삼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성모 마리아의 탄생이 담긴 성화 @ 이스라엘 예루살렘


베데스다 연못 구경을 마친 후 바로 옆에 있는 12세기 십자군 시대에 세워진 성 안나 교회 (Church of Saint Anne)로 향했다. 성 안나 교회는 전승으로 이어지는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안나'를 기념하는 교회로, 마리아의 부모님 안나와 요아킴이 살았던 곳이자 마리아의 생가로 여겨지는 곳에 세워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예루살렘의 교회들이 파괴와 재건이 반복되었지만, 유일하게 이 교회는 십자군 시대의 원형을 거의 유지한 곳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한다. 성 안나 교회의 예배당 아래로 내려가니 성모 마리아 탄생 기념 경당 (Crypt of the Nativity of Mary)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곳도 건물 밑에 지하 동굴이 있는 구조라 나사렛에서 봤던 수태고지 교회가 생각나는 곳이었다.


비싼 몸의 황금빛 메노라 @ 이스라엘 예루살렘


베데스다 연못을 지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유대인 지구 (Jewish Quarter). 예루살렘 구시가지는 유대인, 기독교, 무슬림, 아르메니아인까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유대인 지구는 베데스다 연못이 있던 무슬림 구역 (Muslim Quarter)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유대인 지구에서 가장 처음 만난 곳은 중심에 서있는 허바 회당 (Hurva Synagogue). '이스라엘 회복의 상징'이라는 회당의 앞에는 유대교의 상징인 황금빛의 촛대 '메노라'가 서있었는데, 언젠가 예루살렘 성전이 회복되는 그날 가져다 놓기 위해 제작하여 회당 앞에 전시해 둔 것이라는데 무려 순금 24K이라는 사실.


초대 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곳 @ 이스라엘 예루살렘


유대인 지구를 떠나 시온문 (Zion Gate)을 통해 도착한 곳은 마가의 다락방 (The Cenacle). 예루살렘 성벽 밖 시온산에 위치한 마가의 다락방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하셨던 장소이자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곳이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에는 오순절에 모여 기도하던 제자들이 성령을 체험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초대 교회가 시작이 된 기독교 역사에서 정말 중요한 장소. '다락방'이라는 이름 덕에 작을 줄 알았지만 큰 강당의 느낌이었던 마가의 다락방. 갈릴리 호수부터 베데스다 연못까지, 실제로 봐야지만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이스라엘 탐방기.


엄숙했던 다윗왕의 가묘 @ 이스라엘 예루살렘


2층 마가의 다락방을 떠나 내려간 1층에는 다윗왕의 무덤 (King David's Tomb)이 있었다. 다윗왕의 무덤은 유대인들에게 있어 통곡의 벽 다음으로 신성하게 여겨지는 제2의 성지로 12세기부터 이곳을 다윗왕의 묘소로 믿고 전승해 온 곳이라고 한다. 그렇게 들어간 좁은 장소에는 검은 천이 덮인 다윗왕을 기리는 가묘가 있었는데, 기도를 드리러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여성과 남성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묘를 보기 위해 와있었고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기에 공간을 쓱 둘러본 후 바로 나왔다.


예루살렘에서 가장 와보고 싶었던 곳 @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가의 다락방을 떠나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예루살렘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통곡의 벽 (Western Wall). 통곡의 벽은 예루살렘의 역사를 상징하는 벽으로 기원전 20년경 헤롯 대왕이 제2성전을 확장할 때 세운 서쪽 외벽의 일부로, 서기 70년 로마군이 예루살렘 성전을 완전히 파괴할 때 남겨놓은 곳이다. 통곡의 벽은 예루살렘 성전의 회복을 기다리며 묵상하고 기도하는 유대인들에게 가장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며 24시간 개방인 이곳에서 유대인들이 괴로운 마음, 마음을 찢으며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통곡의 벽의 틈새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적어 넣은 기도문 쪽지가 가득 끼워져 있기에, 우리들도 각자의 마음을 기도한 후 기도문을 끼워 넣는 것으로 예루살렘의 공식적인 탐방을 마무리했다.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가실 때 오가셨을 곳 @ 이스라엘 예루살렘


이스라엘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성경으로만 읽었던 지명들이 가깝게 다가오는 재미를 매번 느꼈었던 것 같다.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성경을 읽을 때마다 내가 갔던 그곳인가 하며 연결해 보고 사진도 찾아보기도 하며 추억했던 즐겁고 의미 깊었던 이스라엘 방문기. 지난 고난주간에 이스라엘 예루살렘 방문기를 올리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땅에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했는데, 2026년 현재 전쟁의 불길이 중동 전체의 대규모 지역 전쟁으로 확대되며 그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 예수님의 삶과 사역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땅 중동, 2026년 사순절 기간을 보내며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사랑하셨던 그 땅의 모든 사람들 위에 샬롬의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하며 이스라엘 탐방기는 여기서 마무리.


샬롬의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하며 @ 이스라엘 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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