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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un 28. 2021

#군인도_잘_모르는_군대 이야기 #군인_연관_책

개념(1-1) 개념 없다!


개념(1-1) 개념 없다!


'개념 없다'라고 말하는 당신은 개념 있는가? 정확히 뜻은 알고 하는 말인가?


개념이란 단어는 ‘좋다, 안 좋다’ 라 하지 않는다.  ‘있다, 없다’라고 한다. 왜일까?

자칫 무심결에 습관적으로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내뱉어지는 순간, 그동안 쌓은 권위, 신망 등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비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개념이란 단어는 조심해서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문장에서 주어와 서술어는 호응이 잘 되어야 한다. ‘있다, 없다’와 ‘좋다, 안 좋다’는 특히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개인이 느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에는 '좋다, 안 좋다'라 하고, 다수가 공감하거나 동의하는 것에는 '있다, 없다'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단, 사물이 아닌 추상적 문장에 국한되어야 한다.


한 예로 우리는 “그 사람 매너 좋다거나 안 좋다”라고 표현한다. 매너는 본인이 느낀 바를 판단하는 것이고,

반면 에티켓은 ‘있다, 없다’라고 한다. 어떤 특정 장소에서 누구나 지키고 준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너와 에티켓은 유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서술어가 다르게 쓰이는 이유는 '개인의 생각이냐?' '다수의 공감이냐?' '주관적이냐?' '객관적이냐?' 하는 잣대로 보면 쉽게 구분된다.


이와 같이 ‘개념 없다’는 말은 개인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엉뚱한 말을 하거나 시간과 장소에 맞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면 흔히 ‘개념 없다’고 한다.


이것은 문장상으로는 맞는 표현이나 개인의 생각과 다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개념이 있다 혹은 없다’라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있다, 없다’는 개인의 주관적 기준이 아니라, 다수에 의해 상식적으로 납득되어질 때 말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인 것이다.


사전에서 개념(槪念)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들에서 귀납하여 일반화한 추상적인 사람들의 생각'으로 정의한다. 개인이 아닌 집단의 생각인 것이다.


좀 풀어서 쉽게 표현하면 '우리 주위의 대상에서 공통된 것, 일반적인 것을 개괄(槪括)함으로써 생겨난 관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을 연구하는 철학가들 조차도 이런 언어, 말의 애매함 때문에 명확하고 증명 가능한 논리적인 언어체계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능한 한 정확하게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보다 분명한 개념 정리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묘한 단어들이 난무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확실한 것은 개념은 말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표현하거나 느끼는 것도 인간이 가진 다섯 가지 감각으로는 불가하고 추상적인 육감의 범위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이 정도 지식만 있어도 '개념 있다, 없다'를 쉽게 말할 수 없고 사용하는데 조심할 것이다.

자 이래도 개념이 없다고 함부로 욕할 텐가?


그러나 주변에서 '개념 없다'라는 말을 자주 또는 즐겨 쓰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들의 공통점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첫째, 타인에게 그런 말을 쉽게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개념 없다'라는 말은 아랫사람이 위 사람에게 쉽게 할 수 없는 표현이다.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조직에서는 거의 하극상으로 여긴다. 실제 그런 일은 현실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드라마, 소설, 영화 등 허구의 세계, 불쌍한 대중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반대의 경우는 자주 볼 수 있다.

조직을 대표하는 위치, 자신의 생각이 조직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많이 행하여진다. '모두의 생각도 그럴 거다', '이 친구들은 개념이 없어!'라고 하는 등 교만에 빠진 경우이다.


사람이 높은 위치에 있으면 인격, 지식 등 모든 면에서 부하보다 높을 거라는 허황된 착각에 기반한 것이다.


둘째, 어떤 특정 분야에서 장기간에 걸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학교, 군대, 연구소, 기업체 등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나이 지긋한 노년(?)의 교수와 어린 제자 교수, 조교 등에게 발견된다. 듣는 이 모두는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린다. 길어지는 잔소리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군대도 개념을 많이 찾는다. 계급이 높을수록 나이도 대부분 많고 본인들이 아랫사람보다 많이 안다고 굳게 믿는다.

이상 두 집단의 공통점은 상하 수직 사회이다. 윗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셋째,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고집, 아집, 독선 등에 사로잡혀있는 꼰대이다.

꼰대란 무엇인가? 호칭이다. 왜 그리 부를까?

그들에게 옳고 그름의 판단은 서열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의 몫이다.


대개 나이, 경력, 직급 등에 기초한 상급자와 부하, 선배와 후배, 정규직-비정규직 등으로 나뉜다. 지하철에서 나이 비슷한 노인들끼리 나이 따지면서 싸우는 걸 볼 수 있다. 꼰대이다.


그들의 특징 몇 가지를 알아보자.

우선은 말이 통화지 않는다.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정확히 설명을 못하면서 아랫사람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거나 의도 파악을 못한다고 한다.


논리나,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 꼰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네들의 답은 거의 이렇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남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등 편견, 선입견을 근거로 댄다. 용기 내어 그것이 아니라면 과거에 옳았다는 것을 근거로 댄다.


물론 현재에도 옳은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시대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아예 대화를 거부하거나 고함, 욕설을 하거나 샤우팅 하며 상대를 쫓아내려고 든다. 온몸으로 아집, 고집 등에 사로잡힌 꼰대임을 증명한다.


넷째, 주위에 객관성 있는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이 없는 고독한 환경에 처해 있거나 스스로 갇혀있다.

주변에는 충성심(?) 있는 눈치가 빠른 사람들로 채워진다. 기분을 맞춰주는 사람, 장점만 이야기해서 듣기 좋은 사람만 남게 된다.  


자신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사람은 없어진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하지 않고 굳이 자발적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쓸쓸해진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


아부형이나 충견형도 사람 보는 눈은 있다. 이해관계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떠나간다. 그래서 더욱 불쌍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불쌍한 영혼이다. 자신은 개념이 있으니 배워서 바꿀 필요성이 없다고 쉽게 착각한다.

사실은 반대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 온 그들이 믿는 가치관과 항상 옳다는 그릇된 믿음에 갇힌 것이다.


부하는 상사에게 절대복종해야 하고, 아랫사람은 절대 상사를 기분 나쁘게 해서는 안 되며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 시대의 가치관이 현시대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상대적 박탈감,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서 상대방에게 권위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가여운 인간이다.


심지어 아랫사람에게 잘 알려 주지도 않는다. 자신에게 정보를 집중시켜 성과를 스스로에게 집중시키려, 이용하기까지 한다. 상급자, 조직을 위한다고 말은 하지만 자신의 안일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구제가 안 되는 불쌍한 영혼이다.


여섯째, 이기적인 사람이다. 다만 잘 숨기거나 티가 안 나게 하는 테크닉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특정한 조직이나 직업, 연령을 떠나 어디서든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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