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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Dec 29. 2022

천 원맨

천 원만 내세요]

[천 원만 내세요]

천 원.
내가 어렸을 적엔 천 원으로 할 수 있는것이 많았다. 분식집에 떡볶이 천 원어치면 양은 산더미였고, 문방구에 200원 짜리 아이스크림을 5개나 먹고,100원짜리 뽑기도 10번이나 할 수 있었다.

요즘은 천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든다. 딸 아이와 문방구를 가면 천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손에 꼽을 정도다. 심지어 뽑기가 천 원이다.
요즘 천 원은 별로 돈 같지도 않은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 천 원의 행복이 쏠쏠하다.

나는 그의 별명을 나름대로 '천원맨'으로 지었다.

천 원이면 양고기도 먹고, 술도 얻어 먹고, 좋은 물건도 얻고, 좋은 글도 받아보고, 인생 조언도 듣는다.
쉽게 말해 '가성비 갑'이다.
아무리 천 원이라도 댓가를 지불하는 느낌이 드니 부담도 크게 없다.

요즘은 아무런 댓가 없이 베푸는 호의도 의심받는 세상이다.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워 한다.

아마도 그 천 원은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부담감을 없애기 위한 그의 또 다른 선의가 아닐까? 마음껏 베풀고 싶은 그의 마음을 숨기기 위한 위장막이 아닐까?

나는 그의 천 원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그냥 '천 원'이었으면 한다.

-김 작가 전용, 공유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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