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군단

2.

by Faust Lucas


2화
멕시코 해변 마을을 감싸는 따스한 공기 속에서도, 작가 김작가의 마음에는 조국 대한민국에서 불어온 한기가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다. 지난 며칠간 태블릿 화면을 통해 목격한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무능한 정치권이 내놓은 절박한 도피처, '북한과의 연방제 표결'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에 대한 국민들의 극렬한 분노와 시위대의 아수라장.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은, 최전방에서 낡은 슈트를 입고 혹한과 싸우다 국가의 마지막 배신에 절규하는 노병들, '실버군단'의 모습이었다.


그의 내면에 자리 잡았던 막연한 불안감은 이제 명확하고 차가운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정치적 위기나 사회 혼란의 범주를 넘어선 것이었다. 수십 년간 쌓여온 좌절과 분노, 국가에 대한 불신, 그리고 방치된 세대의 절망감이 임계점을 넘어 폭발하려는 거대하고 비정치적인 파국을 향한 움직임. 마치 땅속 깊은 곳에서 거대한 단층이 뒤틀리며 지진을 예고하는 듯한 불길한 기운이었다. 잠자리에 들어도 눈은 말똥 했고, 귓가에는 화면 속 시위대의 함성과 노병들의 탄식이 맴돌았다. 평화로운 해변의 파도 소리조차 불안한 배경음악처럼 들릴 뿐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Faust Luc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기획 출간 컨설턴트 뒤통수 음원 발매(작사작곡 파우스트) 소설같은 꿈을 사랑하는 소년

17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