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중순부터 말까지
영어 스피킹 앱 스픽(@speak_kr)은 구독형 영어 학습 어플이다.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것만큼 기존 고객을 계속해서 '재구독'하게 하는 게 중요한데, 매달 다양한 챌린지로 영어 습관을 만들어내 재구독으로 이어지게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스픽을 앱 초기부터 써오긴 했었지만 살펴보니 챌린지의 개수도 늘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전에는 내가 달성하기 어려운 '매일 스픽하기' 같은 챌린지 밖에 없어서 참여할 마음이 크게 들지 않았는데, 이제는 '1,000 문장 말하기', '단어 20개 발음하기', '불꽃 꺼지지 않도록 매일 공부하기' 등등이 생겼다. 매일 공부하기는 어렵더라도 단어를 여러 개 말하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고 결국 골드 레벨을 달성하는 결과가 있었다. 수업 하나를 듣기 귀찮은 날에도 단어 공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니 일단 앱을 켜게 되는 효과가 있었고 한 달의 절반이나 참여하게 될 정도로 습관 형성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달, 두 달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재구독으로 이어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별건 아니지만 챌린지에 참여하다 보면 레벨이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챌린지 참여자 수가 7천 명을 훌쩍 넘는 것도 이런 이유일 테다. 종종 스픽 챌린지에는 어마어마한 경품이 걸려있기도 한다. 올해 5월에는 골드 레벨을 달성한 사람 중 1명을 추첨해 200만 원 지원금을 주기도 했다. 8월에는 소니 헤드폰을 주는 챌린지가 예정되어 있다.
++ 오늘은 8월의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8월 챌린지를 신청한 사람이 각각 벌써 2천 명 정도다. 스픽을 잘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은 확실히 이 챌린지를 잘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랜딩페이지는 구매 전환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단계다. 마케터들은 어떻게든 ‘구매’ 버튼을 누르게끔 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여기저기 요소를 심어 놓는다. 크게 적힌 할인 비율, 총액이 아닌 월 무이자 할부 금액 등등은 흔하게 사용하는 패턴이지만 당장 구매해야 할 것처럼 마음이 급해지곤 한다. 탈잉에서 발견한 <챗 GPT 실무활용 필살기> 강의도 그랬다.
가장 먼저 메인 이미지가 눈에 띄었다. 이벤트 신청자를 폼으로 받고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통일되지 않은 연락처들을 정제한 적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이 떠오르게 하는 스프레드 시트를 이미지로 선택해 공감을 자아냈고 이 강의가 바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두 번째로는 크게 적힌 -90% 할인, CTA에 적힌 '가격 인상 전에 신청하기' 그리고 '잔여 : 4석'이라는 강조 문구, 아래에 계속 줄어들고 있는 할인혜택 마감 시간이 당장 구매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특히 CTA에 ‘~하기’와 같은 문구는 많이 봤지만 잔여석을 표시하니 혜택이 금방 없어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페이지에 신뢰를 주기 위한 요소들도 꼼꼼하게 챙긴 게 보였다. 6,313번의 찜, 2,337번의 리뷰와 4.9의 평점은, 이거 그냥 광고 아니야?라고 치고 올라오는 마음을 어느 정도는 잠재워줄 것 같다.
광고도 많고 브랜드 콘텐츠도 넘쳐나는 인스타그램. 아래로 쓱쓱 내려가는 스크롤을 멈추기 위해서는 시선을 잡아둘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바로 캐릿처럼.
누가 봐도 편의점 흰색 의자를 두고, 이 의자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냐고 묻는다. 평소 밈에 관심이 없다면 '편의점 의자 아니야?' 할 법 하지만 바로 아래 '*편의점 의자 아님'이라는 말이 보인다. 만약, 트렌드에 밝아야 하는 사람인데도 이 의자 이름을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캐릿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버튼을 누르지 않을까? 사람들이 스크롤을 멈추게 만들고 -> 불특정다수가 모여있는 인스타그램에서 캐릿을 구독할 필요가 있는 사람을 걸러서 -> 랜딩페이지에 도달하게끔 하는 잘 기획된 인스타그램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이벤트 경품이 꼭 고가일 필요가 없다는 좋은 사례. 할시온 매거진은 한 번 인스타그램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커플 자석 양말을 팔로우 이벤트 경품으로 내걸었다. 네이버 쇼핑 기준 1켤레에 3천 원, 2켤레는 6천 원 정도 하는 상품이지만 참여자가 폭발했다. 우선 귀엽고, 해외 배송을 해야 하는 수고가 없는 데다 이벤트 참여가 손쉬워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같이 신어야 하니 친구를 태그 하면서 게시물의 검색 탭 노출 가능성도 높이는 효과도 있고!
쿠팡이츠에 리뷰를 쓰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비추천' 아이콘을 누르게 되었는데 비추천하는 이유를 버튼으로 누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배달이 늦게 와서, 양이 적어서, 맛이 좋지 않아서를 고를 수 있었는데, 인상 깊었던 건 '너무 짬', '너무 비쌈' 같이 우리가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 말투로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불만이 있었던 마음의 날것 그대로 누를 수 있게끔 한 UX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의견을 쓰는 것보다 버튼을 누르는 게 훨씬 쉬우니 VOC 수집도 보다 용이할 것 같고, 카테고리로 수집할 수 있어서 VOC를 분석하기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식단 기록 앱 '인아웃'의 가입 화면이다. 아이디로 가입할 수 있지만 하단에 작게 표시되어 있고, 카카오/네이버/애플 연동 가입 버튼이 크게 보인다. 그중 카카오 가입 버튼이 가장 상단에 위치하며 '가장 간편'하다는 배지가 함께 있어서 클릭을 부른다. 사실 소셜 가입은 카카오든, 네이버든, 애플이든 비슷한 프로세스에 비슷한 시간이 걸리지만 카카오에 하이라이트를 해놓아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 버튼을 누를 것 같다. 카카오 채널 추가를 꾀해 CRM 메시지를 발송할 목적은 아니었을까?
쿠팡와우를 해지하러 갔다가 만난 해지 방지 화면이다. 해지하려는 이유를 누르게 되면 그 생각이 아닐 수도 있음을 표현한다. '월회비가 비싸다'를 선택하면 한 달에 두 번만 시켜도 월회비보다 싸다는 내용이, '혜택이 적다'를 선택하면 다른 혜택들이 나오는 형태다. 나는 '최근 쇼핑 횟수가 줄었음'을 눌렀는데, 쿠팡플레이 무료 혜택이 있다며 마음을 흔들었다. 효과는 확실했다.
버거킹은 인스타그램으로 잘 소통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데, 이렇게 가벼운 콘텐츠들로 편하고 재밌게 소통한다. 브랜드 계정에서 절대 물어보지 않을 것 같은 '지금 우리 회사 에어컨 온도'를 물어보고 이미지는 피그마도 아닌, 핸드폰으로 대충 그린 버거킹 쿠폰이다.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해 봤지만 브랜드 인스타에서 가장 어려운 게 고객과 친밀해지기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브랜드의 의중으로 비칠 수 있으니 말과 행동에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버거킹은 고객과 브랜드의 선을 어느 정도 지키면서도 유연하게 넘나드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친밀감을 쌓아가다 보면 정말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할 시점에 크게 빛을 발할 것 같다.
로컬 문화 콘텐츠 플랫폼 '서담채(@seodamchae)'의 인스타그램 피드. 이미지 콘텐츠의 가독성이 좋고 브랜드 키 컬러와 오브젝트가 얼라인되어 공통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광고주들 연락 달라는 이효리의 인스타 댓글에 브랜드 담당자들이 다 모였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짧은 댓글에 녹인 재치 있는 댓글이 많아서 캡처!
트렌드에 가장 빠른 크로켓. 이강인 PSG 이적이 확정되자마자 PSG 유니폼 푸시를, SNS에서 유행하는 간식이 있다면 어김없이 푸시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면 레인부츠 푸시를 기민하게 보내는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