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念(잡념)
신입사원들에게 선배들이 자주 하는 조언이 있다.
'첫인상을 잘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사 잘하고 긴장 풀어진 모습 보이지 말고 열심히 해라'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는 처음 접하는 외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나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판단하도록 진화해 왔다. 직장 생활에서도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첫 대면 이후의 짧은 기간 관찰하여 내린 결론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런데 문제는 첫인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분위기가 신입사원이나 집단에 새로 들어오게 된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부담과 압박을 주기도 한다.
신입사원들은 외부로부터의 사소한 자극 하나하나에 민감한 멘털 쿠크다스 상태다. 특히 낯선 환경에 발을 내딛는 첫날에 이러한 첫인상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면 그때부터 어떻게든 잘 보이려 노력하고, 실수하면 안 될 것 같고, 괜스레 조심스러워진다. 혹시나 작은 실수를 하게 되면 이제부터 나는 폐급 직원으로 영원히 낙인찍히는 것인가 불안해하고 좌절한다.
일을 빨리 익히고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업무에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배워야 하는데 나쁜 첫인상을 주기 싫어서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될 수도 있다. ‘첫인상이 중요하니까 잘해라’라고 말하는 선배들이 오히려 후배들을 선생님한테 혼날까 봐 틀린 문제를 맞았다고 거짓말하고 오답노트를 숨기는 학생처럼 만들어 조직에 적응하고 성장하는데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제 조직에 처음 발을 들이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분이 계시다면, 처음이니까 실수해도 괜찮다. 혹시나 나쁜 첫인상을 주어도 괜찮다.
나는 오히려 직장 상사들이 아홉 번 잘하다 한 번 실수하는 사람에게 ‘그 친구 변했다. 초심을 잃었다. 군기가 빠졌다.’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아홉 번 못하다 한 번 잘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 안 듣고 막 나가더니 이제야 정신 차렸다. 그 친구 내 밑에서 일하더니 사람 됐다. 이제야 적응하고 좀 제대로 한다.’라며 칭찬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렇다고 처음에 일부러 사람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에 대한 평가라는 것은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라 내 의도와 다르게 인식될 수 있기에 '잘 보이려는 노력'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이다. 이미지 보다 중요한 것은 진짜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사실 회사에서는 첫인상보다 끝인상이 더 중요하다.
게다가 첫인상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는, 한마디로 연기로 꾸며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첫인상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처음 본 사람이 과도한 친절을 베풀거나 상사에게 지나치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 사람은 1년, 2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부담스러운 친절과 과한 충성을 보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누군가를 5분 만나고 다시는 그 사람을 볼 기회가 없다면 첫인상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런데 회사라는 장소 특성상 최소 몇 개월에서 최대 수 십 년의 단위로 함께 일하고 지지고 볶으며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꾸며진 모습이 아닌 장기간 진짜 나라는 사람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좋은 ‘끝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