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가
드가의 그림 속 무용수들은 늘 준비 중이다.
무대 위의 화려함보다, 대기실의 땀 냄새와 거울 앞의 고요가 더 많다.
그는 완벽한 포즈보다 그 사이의 흐트러짐을 좋아했다.
발끝이 살짝 흔들리는 순간, 시선이 풀리는 그 찰나, 그게 더 인간 같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드가는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림으로 말했고, 선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그의 선은 부드럽지 않다.
연필로 긋는 듯 거칠고, 단호하며, 그 안에 움직임이 있다.
그는 말년에 시력이 나빠져도 끝까지 무용수를 그렸다.
몸의 균형, 손끝의 긴장, 그 모든 걸 기억으로 그렸다.
춤이란 아마 그런 것 같다.
보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연습과 통증이 있다.
드가는 그 무게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면, 움직임이 멈춰 있는데도 숨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그건 아마, 노력의 소리일지도 모른다.
에드가 드가 / Edgar Degas (1834 –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