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전자책
S#1. 시작 :
남들은 독학으로 배운다는 전자책 제작.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프로그램을 독학으로는 잘 못 배운다. 꼭 학원에 다녀서 툴이라도 익혀야 시작이 가능하다.
/ 독학은 어렵다.
2018년 겨울, 회사에서 영상 제작이라는 미션을 받았다. 처음에는 막막했다. 주변 동생들에게 어떻게 시작했는지 물으니, 다들 유튜브로 독학했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게 Adobe Premiere Pro는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다. 결국 회사 근처 컴퓨터 학원에 등록해 기본 기능과 메뉴만 배웠다. 결과적으로 툴만 겨우 익혔을 뿐, 영상 스토리나 심화적인 내용은 전혀 얻지 못했다. 지금도 당시 강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S#2. 미션 :
이번에는 회사에서 전자책 제작 미션이 떨어졌다. 그래서 전자책도 학원을 다녔다. 두 군데를 다녔는데도 여전히 어렵다. epub의 세계는 또 하나의 벽처럼 느껴진다. 올해가 가기 전 다시 배워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다.
퇴사했던 다른 디자이너는 쉽다고 했는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하지만 회사에서 맡겨진 미션은 무조건 해야 한다. 언젠가 배워보고 싶었던 분야였지만, 지금 당장은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S#3. 강의 :
처음에는 한겨레교육에서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강사님 말이 외계어처럼 들려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후 서울북인스티튜트에서 다시 전자책 제작 과정을 수강했다. 한 번 경험이 있었던 덕분인지 이번에는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강의 내용도 알차서, 기회가 된다면 재수강해도 좋을 정도였다.
S#4. 오류발생 :
문제는 회사에서 실제로 제작을 시작하면서였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하루면 끝난다던 강사님의 말이 무색했다. 1년 전 퇴사한 디자이너는 며칠 만에 끝냈다는데, 나는 세 주나 걸렸다.
특히 어려웠던 건 폰트 적용과 표 만들기였다. 시길(Sigil) 프로그램 버전 차이도 문제였고, 마지막 오류 체크 단계에서도 막혔다. 본문 제작은 3일 만에 끝났지만, 나머지 시간은 전부 폰트, 표, 버전 문제, 오류 체크에 매달렸다.
S#5. 마무리 :
지금 돌이켜보면, 강의를 들을 때 회사 전자책을 바로 실습할 수 있었다면 훨씬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막히는 부분이 생겼을 때 질문할 수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강의 시간에 적어둔 메모를 뒤적이며 우여곡절 끝에 하나를 완성했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
첫 번째 전자책을 완성했다. 물론 정확히 이해하고 만든 건 아니라서 앞으로도 많이 공부해야 한다. 디자이너이다 보니 폰트 문제나 전자책에서의 그리드, 자간, 행간 같은 부분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일정이 밀려 서둘러 보내야 했기에, 이번에는 고민을 접고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전자책은 내 손을 떠났다.
/폰트오류
한글과 영문 폰트는 비교적 수월했지만, 다른 외국어 폰트에서는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명조와 고딕만 제대로 구현돼도 다행일 정도였다. 폰트를 아무거나 쓰자니 마음에 걸렸고, 보기에도 예쁘지 않았다. 강사님이 말했던 구글 폰트가 떠올라 결국 노토 산스, 노토 세리프를 사용했다. 외국어 작업 시에는 구글 폰트 지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업로드
다행히 전자책 관리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아마존, 구글북스, 코보닷컴에 무사히 등록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처음 시도한 것이 문제없이 올라갔다니 성취감이 컸다. 다음 전자책은 좀 더 이해하면서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