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나이트 인 이우 참가자 인터뷰 / 김재헌
최근 몇 년간 교내에서는 '발화의 장'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문제의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곤 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쳐지며,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줄어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5분이라는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특별한 방식을 통해 발화의 장을 만들어낸 행사, ‘이그나이트 인 이우’ 가 지난 11월 19, 20일에 진행되었다. 고1부터 고3, 그리고 선생님들까지 총 14명의 참가자들이 어떠한 문제의식이나 뜻을 가지고 행사에 참여했는지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 3명(각각 A, B, C)의 동의를 구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1. 참가 계기
A: 진행자 친구들이 찾아와서 참여 요청을 했다. 처음에 제안을 들었을 때는 특별한 얘기도 없고, 좋은 행사에 방해가 될까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안을 보내주었다는 것 자체가 고마웠고, 스스로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승낙을 하게 되었다.
B: ‘내가 대중 앞에서 언제 내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남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경향이 있어 신청을 많이 고민했지만, 이런 것을 신청함에도 눈치를 보면 다른 건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참가하게 되었다.
C: 예술적인 끼가 없기에 내가 무대 체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구나 다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인 강의, 지식적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으며, 2018~19년에 유럽 여행에서 지식 가이드를 신청해서 강의 느낌으로 설명도 많이 듣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재미있고, 보는 시야가 달라졌으며, 그분이 멋지게 보여서 이런 직업도 너무 멋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꼭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뮤지컬 관람을 좋아하는데 뮤지컬 렌트의 1막 끝 하이라이트에서, 모린이라는 인물이 핀 조명 하나만 받으며 극중에서 공연을 하는데, 예술적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세상에 외치는 것이기도 해서 한 순간이라도 모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일종의 ‘욕망’이 참여의 계기가 되었다.
2. 주된 메시지
A: 쓰는 것만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내 안에 자기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모두들 자신만의 자기 치유의 방법이 있으며, 나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자기치유의 방법이었다. 글을 씀으로써 내가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으며, 더 나아가서 여러분도 스스로의 자기 치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B: 청중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5분동안 하기 위해 올라간 것이었다. 특별히 청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발표를 통해 대중들과 약속을 했다고도 볼 수 있고, 여러분들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봐라, 자기 자신에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으면 좋겠다 같은 말이 주된 메시지가 되었다.
3. 소감 및 감정
A: 몇몇 친구들이 와서 강연을 잘 들었다고 이야기했지만, 무대 일정이 변경되었기에 무대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지는 못했다. 특별히 기억하자면 ‘저도 지금 힘들 때 쓴 글을 나중에 꼭 보겠다’ 라고 말한 친구가 인상 깊었다.
B: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대본도 써 놓고, 리허설도 혼자 5번씩 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기억이 많이 나지 않았다. 발표를 하다 보니 5분이 짧다고도 느끼기도 했다. 내가 무대에서 발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행사가 있으면 참가하지 않고, 이후에 아쉬워하고 후회했는데 이번에는 시도를 해본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
C: 아쉬웠다. 너무 준비를 못 했고 말을 버벅였던 게 아쉬웠고, 지금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관객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잘 들어준 친구들에게 고마웠고, 조명이 너무 강해서 깜깜한 곳에서 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관객들의 호응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야기의 주제가 마치 ‘세바시’ 와 ‘지식채널 e’의 느낌의 차이와 같이 다른 친구들과의 이야기와 결이 달랐는데, 그럼에도 이야기의 내용이 여러분에게 조금의 영감이 되어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선택한 주제가 다른 친구들과 다른 결이고 이질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많은 친구들이 무대에 대해 좋았다고 말했던 점이 감동적이었다. 발표 주제를 5분으로 줄이느라 힘들었을 정도이기에, 이런 주제에 대해 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4. 무대에서 기억에 남았던 점
A: 다른 친구들의 발표를 들으며, 발표 하나하나가 다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어서, 이야기의 기준은 달랐지만 이야기 나름의 울림이 있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물론 기억에 남는 발표가 있었지만, 모든 발표 하나하나에 울림 있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경험으로 다가왔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발표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북돋는 말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된 경험에 대한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B: 모든 참가자 분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5분동안 잘 해주셨고, 모두들 개성 있고 좋은 이야기였다. 그 중에서 이삭 쌤의 발표에서 ‘늦어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C: 딱 한 사람의 무대가 기억에 남았기보다는 다른 참가자들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이야기임에도 무대를 장악하는 느낌이 대단하게 느껴졌으며, 한 인간의 힘이 대단함을 느꼈다.
5. 다시 비슷한 기회가 온다면 하실 것인지, 추천하고 싶은 대상
A: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은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무대에 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그나이트 인 이우‘에 참여했다면 모두 느꼈던 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사소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꺼내고, 공감을 받으면서 느껴지는 위로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행사가 끝나고 이그나이트 참가자 톡방에 올라온 메시지들을 보면, 최근에 자극이 필요했는데 발표를 준비하며 마음에 불씨가 일었다는 말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큰 부담 없이 나와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마음의 동력이 떨어졌을 때 많은 사람들 앞이라는 부담을 조금만 이겨낸다면 삶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B: 비슷한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더 할 것 같다. 경험 하나하나가 쌓이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며, 또한 사람들 앞에서 다가갈 일이 별로 없어 소중한 것 같다. 특히 희망하는 진로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활동이어서 진로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기에, 같은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누구든지 하면 제일 좋지만, 평소에 이런 자리를 꺼려했던 사람이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보다 부담되는 활동이 아니고, 5분이 생각보다 짧다.
C: 반드시 참여할 의향은 있다. ‘5분’ 이라는 시간 등의 제약이나 너무 어렵거나 쉽지는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기에 주제를 정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것이며, 추천을 하고 싶은 대상은 주목을 받거나, ‘응축된 시간 속에서 유일의 배우’로서 존재하고 싶지만, 예술적으로는 전혀 일가견이 없는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6. 추가
A: ’이그나이트 인 이우‘와 같은 행사가 매년 주기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이 발언할 수 있는 좋은 무대를 성심성의껏 준비한 기획자 친구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B: 이그나이트 영상을 안 봤던 분들은 한 차례 정도는 유튜브 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C: 이런 인터뷰를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발표에 나왔던 그림을 한 장 정도 넣어주시면 감사하겠다.
각기 다른 개성의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우리에게 본인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이그나이트 인 이우’라는 행사였다. 같은 행사에 참여했음에도 그들이 느끼고 생각한 것은 모두 달랐다. 그리고 각기 다른 이야기들은 다양한 빛깔로 우리들의 마음 속을 채웠다. 특별한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로 2020년 ‘이그나이트 인 이우’는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가 우리의 마음에 작은 불씨를 지피는 좋은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그나이트 인 이우 행사 영상은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다]
이그나이트 인 이우 온라인 | Ignite in Ewoo 2020 [Full 풀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