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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자 Jan 16. 2022

ON and ON

언제 어디서든 뒤돌아 봤을 때 후회 없는 삶을 꿈꾸며... Li.ED

2022년 새해가 되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 습관적으로 쓰던 2021을 의식적으로 2로 숫자를 바꿔야 하는 것? 내 나이의 뒷자리가 바뀐 것? 1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 그저 지속되는 나날이지만, 새해, 시작이라는 것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여 계획을 세웠다. 나는 사실 그런 것들을 즐긴다. 일을, 삶을 프로젝트처럼 단위로 나누어 관리하고, 소소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여 즐기는 것이 삶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작의 설렘과 끝의 아쉬움 혹은 후련함을 즐기는 것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아닐까? 그리하며 약간 늦었지만 해가 바뀐 기념으로 2021의 회고와 2022의 계획을 정리해 보았다. 


2021년, 내 삶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여행 대신 수행", “대면 대신 비대면", “새로움 대신 꾸준함"을 언급할 수 있을 듯하다. 종합하여 나의 2021년을 전환의 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큰 전환은 여행자의 마음가짐을 수행자의 마음가짐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는 것과 ‘워크숍은 당연히 대면이지’라는 대면 중심의 업무 혹은 교육이 필수적이라 여겼던 생각이 비대면 경험에 의해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그 모든 것을 온라인상에서도 충분히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겠구나, 그렇다면 나는 교육이 내 업이라는 이유로 한 곳에서 살아야만 할 이유가 없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덕분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방살이의 꿈을 꾸고 있다.
 

그리하여 2022년, 미리 꼽아보는 세 개의 키워드는 1. Life well-lived. 더 잘 사는 삶을 위한 탐구생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이름이기도 하다), 2. 지방살이, 3. 친환경과 비거니즘이다. 다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각기 키워드 밑에 수많은 연관어들이 있기도 하다. 일단, 나의 학습 환경 설계 역량과 피어 코칭 경험을 꾸준히 개발하고 사람들과 나눈다는 점에서 Li.ED는 내게 큰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 그것을 더 잘 진행하고, 자발적 주제 탐구를 하면서 일상 속에서 더 잘 사는 삶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그 잘 사는 삶에 기왕이면 “지방", “바다"가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세컨드 홈 찾기를 해보려고 한다. 상반기 중에는 새로운 거점이 생겼으면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로컬"과 “부동산"에 관련된 몇 가지 새로운 스터디를 시작했다. 마지막은 조금 무겁게 정한 주제인데, 작년 그린 리더 교육을 하면서, 그리고  alia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동물을 포함한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어떤 측면(사람들의 이동이 한정된 것)에서는 조금 더 자연적 환경이 나아졌으리라는 분석도 있지만, 다른 측면(배달과 포장 음식의 수요 급증)에서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곳의 진실은 모르는 게 약이지만 아는 것이 힘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편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이 각 산업의 어떤 구조들로 인해 구성되어 있는 것인지 아는 것은 불편하고 괴로운 일이지만 눈 감고 있기엔 모른 척 하기엔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동물과 우리가 생명을 공업화하고 상업화하는 방식은 잔혹하기 그지없다는 것과 이 방식의 소비와 산업 운영이 다가오는 미래에 미칠 영향이 도무지 긍정적 이리 없을 것이라는 상상이 되어 암담하다. 이 혼란 속에서 그저 죄책감을 버리기 위한 행동이 아닌 작더라도 실제로 더 나은, 건강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삶을 지향하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매트릭스의 네오 같은 선택의 순간 없이 그냥 얼떨결에 빨간약을 먹어 버린 기분이 들어 잠시 안 먹은 척해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럴 순 없을 것 같다.  What was once thought can never be unthought (생각된 것은 절대 생각되지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는 내 도장에 적혀있는 말처럼 이미 내 머릿속에 자리 잡은 경험과 생각들을 어떻게 내쫓을 수 있겠는가? 그저 내가 알게 된 것들 그리고 선택에 책임을 지고, 더 나음을 향해 나아가야지. 이러한 사고, 개념, 지향들이 2022년 나와 함께 할 것 같다. 
 

한동안 여행 없는 삶은 내게 빠진 바람을 채우지 못하는 농구공 같았다. 농구공은 땅땅하고 그래서 여기저기 던져도 통통 튀어야 제 맛인데, 바람을 넣지 못하니 어디든 던지면 툭 하고 떨어져 버리는 것 같았다. 탄력성 혹은 회복탄력성이 얼마나 삶에 중요한지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제 여행 대신 수행으로 공에 바람을 넣어봐야겠다. Happy New Year,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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