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바로 제모를 해야하는 것.
특히 팔, 다리, 손가락, 인중, 가슴, 등까지 모근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마다 털이자라는 털털한 여자는 제모를 할 숙명에 처해졌다. 그것도 초등학생 때부터...
어찌보면 또래 여자 아이 중 가장 먼저 제모를 시작해 제모 전문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털 많은 여자는 서른 즈음 어느날, 제모와 헤어질 결심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주일에 한 번 꼴, 빠르면 사흘에 한 번 꼴로 화장실에서 면도기와 씨름을 하며 털과의 전쟁을 펼쳐야했던 여자는 자라는 털을 방치하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 겨드랑이까지도. 20년 가량 굵고 빽빽하게 자라는 털을 밀고, 뽑고, 레이저로 지지는 등 자라는 털을 가만 두지 않았던 이 여자는 왜 털을 방치하게 되었을까?
털 많은 여자의 털털한 이야기
모(毛)가 어때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