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큰 정치적 이슈였던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선거 시기가 되면 언제나 그렇듯
관련 이슈들이 대거 등장하고,
유튜브 알고리즘 또한 정치 콘텐츠로 채워지곤 한다.
그중 우연히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토론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나는 너무 어렸기에 그 시대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영상 속에서 보여지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토론자 간 상호 존중의 태도는
나에게 충분히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번 대선 과정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 사회는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
서로를 향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분열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는 듯하다.
각각의 복잡하게 얽힌 사정까지
전부 알 수 없기에
함부로 단언하긴 조심스럽지만,
그 격양된 분위기가
상호 간 소통이 단절되는 경직된 분위기를 만든다는 사실만은 부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
이처럼 정치적 상황뿐만 아니라
내 일상 속에서도
상대와 생각이 다를 때 쉽게 단절감을
느끼던 나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인간관계뿐 아니라
내가 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영상 속에서도
남들이 이룬 눈부신 성취나
내가 아직 닿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는 영상들에
거부감을 느끼곤 했다.
특히,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기에 더 그랬을까.
학벌이나 사회적 지위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영상들은
그 차이를 더 선명하게 만들었고
그럴 때는 관련 영상을 피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이는 모두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정'이
투영된 모습이었다.
나는 그들의 사고를 이해하고자 노력했을 뿐
그 과정에서 드는 불편한 감정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지는 못했다.
감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감정이 내 태도와 관계에 영향을 미쳐 왔더라면
그것은 내가 바라는 온전히 조화로운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참으로 부끄럽지만, 나는 그동안 내가 나름대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해오고 있었다.
나와 다른 이들의 생각을 마주할 때,
그들이 살아온 배경과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며 이해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이해하려 하면서도
막상 감정적으로는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순간에도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되,
이 감정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쌓을 때
비로소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돌아보면, 아직 나의 짧은 경험 속에서는
이러한 충돌이 깊고 복잡하게 일어나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다행이 그 불편한 감정에서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었지만
만약 더 깊은 관계나 상황 속에서
이러한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면
온전히 자유로워지긴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조금씩 얕게 만들고
스스로를 가다듬어 가는 노력들이
성숙한 어른으로 나아가는
작은 걸음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적인 불편함에서 출발했지만,
이것이 단지 나 혼자만의 감정은 아닐 것 같았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한 비교와 경쟁의 시선들이
어쩌면 이런 작은 불편함들을
자라게 만든 것이 아닐까.
아마도 이러한 개인의 작은 성찰과 노력이 모여야만,
지금처럼 깊어져 가는 사회적 감정의 골을
조금씩 메워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현시점에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대로
불편함에 대한 고찰과 성찰을 이어간다면
조금씩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그런 작은 변화들이 조화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데
의미 있는 발자취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마주하는 다름 앞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먼저 해볼 생각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 또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흐름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결국,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포용할 줄 아는 사회는
더 건강하고 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