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곤한 날에는 소울 푸드: 엄마의 미역죽 편

by 윤소정

요리에 8할은 정성이 아닌가 싶다. 재료 손질에서부터 플레이팅까지 한 그릇의 요리에는 만든 이의 정성이 정직하게 드러난다. 물론, 정성을 쏟아도 간혹 음식 맛이 없는 경우가 있지만, 정성을 쏟지 않았는데도 맛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은 있어도 대충하고 맛있는 음식은 없다. 아니, 물론 있긴 하지만 그런 음식은 애초에 '요리'의 대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면이나 인스턴트 우동처럼. 몸이 아프면 밥 하는 게 가장 큰 일로 느껴진다. 입맛이 없는 경우에는 더 하다. 그럴 땐 그냥 밖에 나가서 한 그릇 사 먹고 오지 싶지만, 집에 아직 어린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외출의 번잡스러움을 택하느니 요리를 택하게 된다.


엄마, 이거 미역죽이야? 나 미역죽 좋아하는데.

그런 날, 나는 미역죽을 끓인다. 미역죽은 우리집 아이들이 먹는 유일한 죽이다. 끓이는 방법만 놓고 보면 미역국과 거의 동일한데 그 맛과 식감은 또 다르다. 미역의 바다향이 밥알에 스며들어 건강하고 기운찬 느낌이 든달까. 이제는 '생일'보다 '출산'의 기억과 더 가까운 '미역', 미역죽을 먹으며 어김없이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가 끓여주시던, 생명력 넘치는 우리 엄마를 꼭 닮은 한 그릇의 음식, 몸이 곤한 날이면 나는 엄마의 미역죽을 끓인다.



간단하고도 맛있는 영양 가득 소고기 미역죽 끓이는 법


1. 재료: 건미역 한 줌 (20g 정도), 소고기 국거리 100g, 불린 쌀 1컵, 참기름 1 스푼, 멸치 액젓 1 스푼


2. 재료 손질

1) 미역: 마른미역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20-30분 정도 불려주세요. 거품이 일어나지 않을 때까지 깨끗이 헹군 후 잘게 썰어주세요. 가위를 이용하면 손 쉬어요.


2) 소고기: 물에 한번 헹군 후 잘게 썰어주세요.


3) 쌀: 물에 30분가량 불려주세요.


3. 요리 시작

1) 냄비에 참기를 한 스푼을 두르고 중불에서 달구어 주세요. 이때 스푼은 밥 숟가락 기준이에요.


2) 냄비가 달구어지면 소고기를 넣고 볶아주세요.


3) 소고기의 겉면이 갈색으로 변하면 미역을 넣고 3분 정도 더 볶아주세요.


4) 다음은 불려 놓은 쌀의 물기를 제거하고 냄비에 넣어 같이 볶아주세요.


5) 물을 500ml 붓고 끓여요. 강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 저어가며 뭉근하게 끓여줍니다. 몸이 정말 곤하여 오래 서있는 것이 힘들 경우에는 젓는 것을 생략하고 약불로 은근하게 오래 끓여주세요. 식탁에 앉아 있다가 가끔 들여다보기만 하면 될 거예요.


6) 쌀이 잘 퍼졌다 싶을 때, 약불로 줄이고 멸치액젓 한 스푼을 넣고 3분 정도 더 끓이다가 불을 꺼주세요. 멸치액젓이 없으면 국간장으로 대체 가능해요.


7) 이제, 예쁜 그릇에 담아 맛있게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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