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변화는 어디서 오는가

by 골드펜

처음에는 무언가를 바꾸고 싶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가 되어야 할 것 같았고,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마음을 밀어붙였다.


그래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더 나아지는 법,
더 잘 사는 법,
더 빠르게 바뀌는 법.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


변화는
어디선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거창한 계기도,
대단한 결심도 아니었다.


아주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걷다가 문득,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순간.

노트 위에 말로 꺼내지 못한 감정을 적어 내려가던 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하루를 조용히 견뎌낸 시간.

그런 것들이 쌓이며 나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변화는 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쪽에서 먼저 일어난다는 것을.


그래서 자주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고요한 시간들이 가장 많은 것을 바꾸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변화를 쫓지 않게 되었다.

대신 하루를 살아내는 방식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버티고,
오늘을 지나고,
오늘을 받아들이는 일.

그 반복 속에서 변화는 조용히 따라왔다.


이제는 안다.

변화는 더 많은 것을 이루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순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아주 느리게,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삶을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특별한 것을 바라기보다

그저 하루를 무너지지 않게 살아낸다.

어쩌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변화는 그렇게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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