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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펜 Apr 20. 2024

소리의 중립

눈을 감고 소리로 소통한다

우리는 소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합니다. '소리의 중립성'이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소리들 중 어떤 것이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소리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악기의 종류가 다양하듯, 소리의 색깔도 다양합니다. 동일한 악기라 할지라도 연주자의 손길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는 각기 다른 감성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어, 연습용 바이올린으로 초보자가 내는 소리와 세계적인 연주자가 고가의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하는 소리는 천지차이입니다. 그렇다면 '바이올린의 소리'라는 것의 중립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바이올린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알아차릴 수는 있지만, 정말로 '중립적인 바이올린 소리'가 무엇인지를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연주자가 매일 같은 피아노로 연주해도, 그날의 감정이나 컨디션에 따라 소리는 분명 달라집니다. 아마도 우리 같은 일반 청자에겐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겠지만, 연주자 본인에겐 그 소리가 그날의 감정을 반영합니다. 이처럼 같은 음악을 듣는 청중들의 감상도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감동적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의 소리는 어떨까요? 진정으로 중립적인 소리라 할 수 있을까요? 새들의 지저귐이야말로 짝을 유혹하기 위해 가식을 더한 노래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자연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반면, 한밤중 조용한 집에서 들려오는 수도꼭지의 물방울 소리는 인공적이면서도 어떤 이에게는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연과 인공을 넘나들며 소리의 진정한 중립을 찾아 나섭니다.


소리에 대한 궁금증은 끝이 없습니다. 어제 밤 깊은 감정을 일으킨 발라드가 아침 출근길에는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아침의 경쾌한 재즈가 저녁에는 단지 소음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녹음실에서 가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니 헤드폰은 음악 감상에는 최적화되지 않았지만, 그 무취성과 정확도 때문에 녹음에는 이상적입니다. 이어폰과 헤드폰을 직접 비교해보면, 제조사와 가격대에 따라 각기 다른 음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비싼 제품일수록 음이 분리되어 명료하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음악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장비의 중립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음악 제작자들이 고르게 무색무취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녹음실에서는 특히 중립적인 음향 장비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저음이 강조된 헤드폰을 사용하게 되면, 녹음된 음악이 실제보다 저음이 부족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는 최종 음악 감상시 실제 의도와 다른 청취 경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사용하면, 주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더 몰입감 있는 청취가 가능합니다. 이 기술은 학생들이 공부할 때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오늘 아침, 애플뮤직에서 클래식을 보스 블루투스 스피커로 들으며, 소리의 중립성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음악 자체를 즐깁니다. 진료실 밖의 소음, 옆방에서 들리는 목소리들, 그리고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일상의 다양한 소리들과 어우러져 있습니다.


내가 차단할 수 없는 자연의 소리, 도시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눈을 감고 세상과 교감합니다. 이 소리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소리들로, 이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소통하고 감정을 나눕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삶의 소리이며, 이 소리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감정과 세상을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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