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 "몸 튼튼, 마음 튼튼"

모든 것의 시작

by 윤하

첫 이야기로 무엇을 쓸까 하다가 프로필 사진에 있는 우리 집 가훈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과거 집집마다 걸려있던 가훈은 이제는 어느 집엘 가도 찾기 쉽지 않은 역사적 유물이 되어버렸는데 남편도 별 관심을 두지 않던 가훈을 나 혼자 만들어 걸었다.


어느 날 차 안에서 둘째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게 뭐야?" 나는 "엄마는 몸과 마음이 튼튼하지 않은 게 가장 두려워."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몸이 건강한데 마음이 아프면 몸이 움직여지지 않거든. 힘든 상황이 오면 다시 도전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으면 되는데 마음이 아프면 그걸 자꾸 방해해 그러면 건강했던 몸도 점점 아파져. 그럴 땐 건강한 몸에게 의지하면 돼.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고 잘 먹으면서 건강한 몸과 잘 놀아주다 보면 아팠던 마음도 곧 기운을 차려서 같이 놀고 싶어 할 거야.

반대로 마음이 건강한데 몸이 아프면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아 마음도 점점 아파져. 그럴 땐 건강한 마음에 의지하면 돼. 즐거운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마음과 잘 놀아 주는 거야.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아팠던 몸도 건강해질 거야.

몸과 마음이 둘 다 아프면 어떻게 하냐고? 둘 중에 조금 덜 아픈 친구를 찾으면 돼. 그건 매일매일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대신 더 아픈 친구를 찾아서 덜 아픈 친구까지 끌어내리기 없기! 몸과 마음은 내 안에 있거든. 그래서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어.

물론 몸과 마음이 같이 튼튼하면 더 좋겠지? 그래서 엄마가 너희한테 깨끗이 잘 씻고, 골고루 잘 먹고, 신나게 놀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잠도 잘 자라고 맨날 잔소리하는 거야. 그럼 뭔가 좋은 생각이 났을 때 지체 없이 도전할 수 있고, 위기가 닥치면 새로운 방법을 떠올릴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고, 힘든 시기가 지날 때까지 견딜 수 있어.

모든 것의 가장 처음. 그것은 엄마가 탄생시킨 "너"이고 너의 주인은 "너"라는 거. 삶이라는 길을 걷다 보면 길을 잃을 때가 많은데 항상 그 처음은 "너"이고 "너의 몸과 마음의 튼튼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그것으로부터 멀어져 갈 때마다 다시 그것으로 끊임없이 돌아가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너의 길을 가야 해.


"몸 튼튼, 마음 튼튼"은 솔직히 나에게 하는 이야기다. 내가 마음이 튼튼하지 않기에 그것을 물려받았을지도 모르는 나의 아이들에게 주술처럼 걸어놓은 가훈이기도 하다. 이 주문이 영원히 그들을 지켜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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