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놀이
<인간놀이>
나는 담임을 맡았을 때, 우리 반 학생들을 두 종류로 구분한 적이 있다.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집에 빨리 가는 날, 몇몇 학생들을 지정해서 청소를 시킨 후 나중에 가서 확인을 한다. 그리고 청소를 한 학생은 인간, 청소를 안 하고 도망을 간 학생은 동물로 기록을 해두었다가 학년말에 학교생활기록부에 인간과 동물로 구분하여 기록을 한다.
이렇게 하는 근거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정의를 바탕으로 한다. 이 정의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할 때는 인간이고,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지 않을 때는 동물이라는 말이다. 사회적 가치는 이타적 가치, 자비의 가치와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물적 가치는 개인적 가치, 본능적 가치와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를 안 하고 도망을 간 학생들은 개인적, 본능적 가치를 중시했다. 그런데 청소를 한 학생들은 개인적 가치를 억누르고 사회적 가치를 중시했다. 청소를 한 학생들은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고 청소를 한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한 훌륭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할 줄 아는 인간이라 적어준다.
인간은 동물이기 때문에 본능을 억누르기가 쉽지는 않다. 그리고 본능은 생존과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 가치, 동물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해서 비난할 것은 아니다. 개인적 가치 추구로 인해 다른 존재들에게 피해가 갈 경우에는 제재를 받게 되지만 개인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은 칭찬을 해야 한다. 본능을 억누르고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시를 두 편 읽어보자.
(가) 가방 하나(백무산)
두 여인의 고향은 먼 오스트리아
이십대 곱던 시절 소록도에 와서
칠순 할머니 되어 고향에 돌아갔다네
올 때 들고 온 건 가방 하나
갈 때 들고 간 건 그 ㉠가방 하나
자신이 한 일 새들에게도 나무에게도
왼손에게도 ㉡말하지 않고
더 늙으면 짐이 될까봐
환송하는 일로 ㉢성가시게 할까봐
우유 사러 가듯 떠나 고향에 돌아간 사람들
엄살과 과시 제하면 쥐뿔도 이문 없는 세상에
㉣하루에도 몇 번 짐을 싸도 오리무중인 길에
한 번 짐을 싸서 일생의 일을 마친 사람들
가서 한 삼년
㉤머슴이나 살아주고 싶은 사람들
(나)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백무산 시인의 <가방 하나>에는 사회적, 이타적 가치를 추구한 인간의 모습이 들어 있다. <가방 하나>에서 시적화자는, 오스트리아에서 우리나라에 와서 평생을 나병환자를 위해 봉사하다 자기 나라로 돌아간 두 여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두 여인이 한 일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두 여인은 세속적, 개인적 욕망을 억누르고 평생을 나병환자를 돌보는 일에 헌신하였다. 두 여인은 참으로 인간이다. 참으로 인간이다. 참으로 인간이다.
그리고 정호승 시인의 <슬픔이 기쁨에게>에는 개인적 가치만 추구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타적 가치도 추구하자고 말하고 있다. <슬픔이 기쁨에게>에서 시적화자는, 자비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물질적 욕망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타적,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각성시키고 있다.
나는 복도를 오가며 간혹 인간놀이를 한다. 창틀에 버려진 과자봉지를 치우기도 하고, 복도에 떨어진 쓰레기도 줍는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아, 나는 인간이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이 되는 것은 이것처럼 아주 쉽기도 하다. 귀찮은 본능을 억누르고 쓰레기를 줍는 순간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냥 모른 척하면서 지나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개인은 사회와 우주의 도움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스스로 만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입은 옷, 내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내가 숨 쉬는 공기도 나무가 만든 것이다. 나는 주변의 도움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나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타적 가치, 사회적 가치, 자비의 가치를 돌려주어야 한다. 인간놀이를 하면서.☻
1. 위 글의 내용과 거리가 먼 것은?
①청소를 하면 인간이 된다.
②동물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나쁜 일이다.
③사람은 본능을 억누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④친구가 개인적 가치를 추구할 때, 친구를 나쁜 사람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⑤개인적 가치 추구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 경우에는 제재를 받게 된다.
2. (가)의 ㉠-㉤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가방 하나 – 두 여인의 소박한 삶
②㉡말하지 않고 – 과시를 하지 않음
③㉢성가시게 할까봐 – 이타심, 배려하는 마음
④㉣하루에도 몇 번 짐을 싸도 – 두 여인의 심리적 갈등
⑤㉤머슴이나 살아주고 싶은 - 감사하는 마음
3. (나)의 ㉥-㉩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할머니 – 사회적 약자
②㉦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지 않은
③㉧무관심한 너의 사랑 – 개인적 가치 추구에 관심이 없는
④㉨함박눈 – 삶의 시련, 고통
⑤㉩슬픔의 힘 – 자비의 가치와 봉사의 힘
서술형1-3. 아래 표를 완성하시오.
서술형4. 다음 ( ) 속에 들어갈 말을 쓰시오.
선행(善行)을 많이 하고 악행(惡行)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남을 돕는 것은 선(善)이다. 내가 남을 해치는 것은 악(惡)이다. 그리고 내가 남을 돕지 않는 것은 (4. )이다. 남이 나를 돕는 것은 선(善)이다. 남이 나를 해치는 것은 악(惡)이다. 그리고 남이 나를 돕지 않는 것은 (4. )이다.
서술형5. ‘봉사는 감사이다.’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객관식 정답
1-➁
2-➃
3-➂
서술형 정답
1-종차,
2-유개념,
3-피정의항,
4-불선불악,
5-개인은 사회와 우주의 도움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스스로 만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입은 옷, 내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내가 숨 쉬는 공기도 나무가 만든 것이다. 나는 주변의 도움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나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타적 가치, 사회적 가치, 자비의 가치를 돌려주어야 한다. 인간놀이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