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수필)

적확한 말

by 묘길 조길상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적확한 말

<문제> 다음 <보기>는 어떤 책을 본 학생들의 반응이다. 학생들이 본 책의 제목은?

<보기>
김0수 : 나는 뭐지?
노0은 : 웃기시네.
권0정 : 못됐다.
송0영과 김0경 : 재수 없어.
강0혜 : 짜증난다.
서0영과 김0정 : 뻥까시네, 뻥뻥뻥뻥.
이0진 : 과연 그런 사람이 지구에 있을까?

①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②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③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심오한 놀이
⑤개념원리 수학 10-가

책은 제목이 참으로 중요하다. 내가 본 도서명 중에서 참으로 잘 지은 것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이었다. 학생들도 참 좋아하는 도서명이다. 학생들은 온 몸으로 폭력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 점은 나도 반성을 해야 한다.


나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을 반성한다. 나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을 반성한다. 나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을 반성한다.


이처럼 도서명은 폭력의 무서운 점을 나에게 각성시킨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을까? 궁금한 일이다.

먼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는 우리 고전시가에서 알 수 있다. 고전시가인 <구지가>와 <해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 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겠다 <구지가>

龜乎龜乎出水路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掠人婦女罪何極 남의 아내 빼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汝若悖逆不出獻 네 만약 어기고 바치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해가>

<구지가>는 김수로왕의 강림을 기원하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부르니 하늘에서 붉은 줄이 내려왔다. 그리고 줄 끝에는 상자가 있고 상자 속에는 알이 여섯 개 들어 있었다. 알을 따뜻한 곳에 두었는데 알을 깨고 나온 사람 중에서 한 명이 김수로왕이 되었다.

<해가>는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의 부인인 수로부인과 관련이 있는 노래이다. 수로부인은 미모가 출중했는데 남편과 함께 강릉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해룡이 수로부인을 잡아갔다.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노인이 노래를 부르면 해룡이 수로부인을 다시 내놓을 것이라 하여 부른 노래가 <해가>이다.

이처럼 노래를 부르니 수로왕이 정상적으로 탄생을 했고, 해룡이 수로부인을 내어놓았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해가>의 배경설화에서 해룡이 수로부인을 잡아갔을 때 지나가던 노인이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고 했다. 그러므로 가장 무서운 것은 노래(말)이다. 이처럼 사람의 말은 참으로 무섭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이 말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은, 칭찬하는 말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말의 힘을 확인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먼저 여학생들에게 ‘칭찬하는 말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검증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방법은, (1)머리가 짧은 남학생이 지나가면 ‘우와! 멋있다, 정말 매력적이다. 혹은 나는 머리가 짧은 사람이 좋더라.’고 말하고. (2)머리가 긴 남학생이 지나가면 ‘우와! 보기 싫다, 지저분하다. 혹은 나는 머리가 짧은 사람이 좋더라.’고 말하기로 하였다. (3)진지한 태도로 접근해서 남학생들은 우리의 계획을 모르게 하고, 1학년 남학생의 머리가 얼마나 짧아지는지 그 변화의 정도를 따져보면 ‘칭찬하는 말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4)10일간 실시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일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말의 힘을 확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1학년 남학생들의 머리를 정리해서 번뇌에서 벗어나 열공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10일이 지난 후 남학생들의 머리가 얼마나 짧아졌는지 살펴보니 변화가 없었다. 남학생들의 머리가 짧아지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여학생들이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이 몰랐을 수도 있고, 여학생들의 말을 들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말을 무시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여학생들이 나의 말뜻을 몰랐을 수도 있고, 여학생들이 나의 말을 무시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검증방법이 치밀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칭찬의 효과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참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이유 이외에도 많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을 해서 사람을 움직이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쁜 방법은 강요하는 말을 하는 것이고, 좋은 방법은 칭찬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그러하니 남도 그러할 것이므로 옳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은 참이라고 단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런데 남학생들의 머리카락에 변화가 없는 것은 칭찬이 아닌 칭찬이기 때문일 것이다. 칭찬은 어떤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행위이다. 그런데 지나가는 남학생에게 칭찬을 하는 것은 참으로 썰렁한 짓이다. 고래가 어떤 짓을 했을 때 칭찬을 하면 고래는 춤을 출 것이다. 그런데 지나가는 고래에게 칭찬을 하면 그 고래는 썰렁한 몸짓을 하고 그냥 지나칠 것이다.

말이 힘을 지니기 위해서는, 적당한 상황과 확실한 상황에서 적당한 말과 확실한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적확(的確)한 말만 고래를 춤추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