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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23
[Review] 유니버설발레단이 표현한 심청 [공연]
발레의 우아함으로 완성되는 하나의 이야기
한국인이라면 대부분이 아는 심청전은 말로써 설명한다면 다소 뻔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몸짓으로 표현한다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심청전의 화려함을 발견할 수 있다.
5월 예술의전당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이 심청에 관한 이야기를 우아한 몸짓으로 표현해내며 관객의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았다.
공연은 총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1부의 내용은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고자 인당수에 몸을 던진 후 용왕을 만나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어떤 해설도 없이 오로지 몸짓으로만 이야기를 표현하지만, 그 속에서 나타나는 인물의 감정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없다. 부드러운 몸동작과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춤사위가 또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심청이가 심봉사를 위해 인당수에 빠지기로 하고 바다에 뛰어내리기까지의 몸짓은 실제로 바다에 빠지는 것과 같은 실감 나는 묘사를 통해 관객의 긴장감을 유도했다. 마찬가지로 용궁에서 용왕을 만난 심청이의 놀란 마음과 더불어 용궁의 화려함을 그에 맞는 연주와 몸짓으로 생생하게 표현했다.
1부는 심청이를 사랑하게 된 용왕이 용궁에서 함께 살 것을 권하지만 아버지를 남겨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린 심청이가 이를 거절하고, 심청이의 효심에 감동한 용왕이 심청이를 육지로 올려보내 주는 것에서 마무리된다.
이때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를 표현하는 몸짓이 꽤 생생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가 세상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손으로 눈을 가린 후 손바닥으로 땅 쪽을 정처 없이 짚는 모습은 심봉사의 일상을 나타내기에 충분한 표현이었다.
2부의 시작은 육지로 올라온 심청이가 임금을 만나면서부터이다.
왕비의 간택을 위해 여러 규수가 소개되고 있는 어전에서 왕은 심청이가 이곳에 온 자초지종을 듣고 그녀의 효심에 감동한다. 따라서 왕은 심청이를 위해 전국의 맹인을 어전으로 불러들인다.
2부의 하이라이트는 심청과 왕이 사랑을 약속하는 ‘문라이트 파드되’이다. 이 장면은 달빛이 비치는 밤에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심청에게 마음 깊이 애정을 느낀 왕이 심청과 사랑을 약속하며 춤을 추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서로의 호흡을 맞추며 춤을 추는 두 남녀의 아름다운 모습은 관중석에 있는 모든 관중을 매혹시켰다. 아울러 왕이 심청이를 사랑하게 된 서사를 아름다운 선율과 몸짓으로 보여줌으로써 심청전의 개연성이 더해졌다.
어전에서 심청이는 심봉사를 찾게 된다. 아버지를 알아본 심청이는 그를 얼싸안으며 그동안의 그리움을 표현한다. 이때 심봉사가 눈을 번쩍 뜨고 나머지 맹인들도 모두 눈을 뜨게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 장면에서는 심청이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고자 심봉사를 알아보고 얼싸안는 동작을 크게 표현한 것, 모든 맹인이 눈을 뜬 감격에 겨워 가벼운 몸짓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이 서사의 중심인 심청이와 심봉사의 표현뿐 아니라 나머지 사람들 역시 실감 나는 몸짓 구현을 통해 심청전이라는 화려한 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