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침묵 속에 숨겨진 진짜
차장님 앞에서 또 아무 말도 못 했다..
바보여서도 아니고,
할 말이 없어서도 아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도 아니고,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서도 아니었는데
나는 또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다…
회의실을 나와서야
익숙한 질문이 따라온다.
“나는 바보인가?”
“용기가 없는 건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말이 막히는 순간은 늘 비슷하다.
말을 하기 전에 나는
‘말하는 나’보다
‘평가받는 나’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다.
이 말을 하면
내 이미지가 어떻게 보일지,
튀는 사람으로 찍히진 않을지,
관계가 어색해지진 않을지.
한 번의 발언이
내 평가와 위치, 관계까지
모두 좌우할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브레이크가 걸려버린다.
그런데
말이 안 나오는 건
용기가 없어서도,
바보 같아서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신중해서 생기는 현상에 가깝다.
내 생각에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이 말을 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이미 몸으로 알고 있는 단단한 사람들이다.
반대로 말이 어려운 사람들은
그만큼 책임감이 크고,
관계를 함부로 쓰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인생은,
때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도
말이 어려운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 각자의 사정마다 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결국,
상사 앞에서 말이 막히는 건
무능의 신호가 아니라,
관계와 평가를 한꺼번에 감당하려는 때 오는
과부하다.
분명 그 침묵 속에는
생각보다 더많은 신중함과 성실함이 들어 있을 것이다.
오늘도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의 하루를 선물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