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앞에서 작아진 나에게
그런 날이 있다.
“나 이런 사람 아닌데… 도. 대. 체. 왜 이러지?”
하며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되는,
실수가, 실수가 유난히 반복되는 그런 날.
처음엔
“오늘 컨디션이 좀 안 좋은가 보다” 하고 넘기지만
두 번, 세 번 같은 실수가 이어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얼굴이 화끈해지고, 마음은 조용히 움츠러든다.
특히 차장님 앞에서 연달아 실수가 나오면
민망함이 한 겹, 두 겹 쌓여
‘아… 차장님 얼굴 보기가………’
나 스스로도 미치겠는데
집중해도 또 실수가 나와버리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그 심정이
천배 만배 공감된다.
바로 그 순간
마음 한쪽이 서서히 쪼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마치 내가 한없이 구겨져
실제로 작아지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
한없이 작아지고 나서야 보였다.
실패가 나를 줄이는 게 아니라,
실패 앞에서 ‘나 자신’을 줄이고
내 마음을 쪼그라들게 쥐고 있던 건
다름 아닌 ‘내 손’이었다…
주변의 시선이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고,
실제로 내가 작아진 것도 아닌데…
그래서 아주 조용히
내가 움켜쥐고 있던 그 손을 풀어보기로 했다.
세상은 그대로였지만,
나는 조금씩 다시 펴지기 시작했다.
.
실패와 실수는
나를 쪼그라뜨리는 일이 아니라,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란 것을
나는 오늘도 열심히 배워 가는 중이다.
오늘은 이 글이 나에게도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