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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웨 Apr 22. 2024

꼬꼬새를 아세요?


수업 시간이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단어의 뜻을 설명하고 있었다. 


갑자기 한 학생이 손을 들어 나에게 질문했다. “선생님, 꼬꼬새는 무슨 새예요? 정말 궁금해요, 알려줄 수 있어요?” 


중국어 수업인데, 왜 갑자기 새 이야기를 꺼냈는 지 영문을 모르는 내 표정을 보고 그 학생이 이어서 말했다. “방금 선생님은 꼬꼬새라고 하셨잖아요.”



© yskeong, 출처 Unsplash



“아, 그 ‘꼬꼬새’, 그게, 새가 아니라. ‘여기저기’를 말할 때 쓰는 ‘곳곳에’에요. ” 교실 안에 학생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내 마음 속으로 이 세상에 꼬꼬새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상한 한국어 발음 때문에 이런 일화가 자주 일어났다. ‘음악’을 ‘엄마’로 말하고, ‘사랑해’를 ‘차랑해’로 말했다. 비록 수없이 교정을 통해 발음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러나 도저히 발음할 수 없는 단어도 여전히 많이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한번 더 말씀하세요’ 혹은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말하면,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각하고 목소리는 오히려 더 작아졌다.


이처럼 한국어를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해서, 한국어로 문자를 보낼 때도 틀린 단어와 문장이 많이 생겼다. 한번 학생 어머님이 웃으면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이 보내신 문자를 읽어보는 것이 정말 재밌어요.’ 한국어 발음이나 한국어 쓰기가 틀려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한두번이 아니었다. 또 한번 어른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한 학생이 나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아까 수업하신 동안 받침 하나도 안하고 말씀하셨어요. ”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한국어가 부족해서 다른 사람하고 소통할 때 오해가 많이 생겼지만, 때로는 좋은 면도 있었다. 뜻밖에 나는 한국에 온 후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으로 변했다. 상대가 나에게 말을 하는 동안, 일단 나는 집중해서 듣는다. 동시에 머리 속에 아는 단어들로 짜맞춰서 이해한 다음에 알맞는 대답이나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한다. 불과 몇 십 초 혹은 몇 분 동안 이 여러 개의 과정이 한꺼번에 작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의 생각을 최대한 순서대로 맞춰 말하려고 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겨우 한 마디 씩 입에서 나올 수 있어서, 나는 말을 아끼는 사람, 경청할 줄 아는 사람, 차분한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언어를 사용해 생각한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생각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를 배우면서 자기의 생각을 다시 정리해서 말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자기 나라의 언어가 생각하고 말하는데 더 확실한 표현이 되지만, 그런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종종 머리를 거치지 않고 함부로 말을 내뱉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어린아이가 돼서 한 마디 한 마디 다시 배우게 되었다. 


언어는 말할 때 뿐만 아니라, 글을 쓸 때도 사용해야 한다. 나 같은 다문화 여성은 대부분 생활을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일상 회화는 가능하지만, 한국어로 된 문장이나 책을 읽는 것은 매우 힘든다. 그래서 나는 학교를 가는 대신 한국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 yuriefremov, 출처 Unsplash



자기계발 서적은 진입이 가장 쉬운 책인다. 한 2년 동안 자기계발 책을 읽고 여러 가지 독서하는 방법이나 기록하는 방법이나 계획을 세우는 방법 등등을 배웠다. 그래서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2년이 지나고 한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 되고 나서 도서관 독서 모임에 참가해 다른 한국 사람과 같이 한국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국의 역사, 한국 사람의 정신 세계, 한국 사회에 대해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 사람의 생각을 좀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또한 나는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두 나라 사람의 사고 방식과 표현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우리 나라에는 솔직하게 말하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한국에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언어는 자기 표현의 도구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다리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 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새로운 언어를 다룰 줄 아는 것은 자기의 생활 영역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정신 세계까지 확장 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 cadop, 출처 Unsplash


언어로 배우고, 언어로 생각하고, 언어로 표현하고, 우리는 매일 매일 언어라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언어는 우리에게 날개가 되고, 우리를 더 높이 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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