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_ 정리하기 1탄
나는 흔히 ‘공황’이라 말하는 증상들을 꽤 오랫동안 겪어왔다.
연예인들이 많이 겪는다는 그 정신병. 불안과 크게 관련 있고, 그중 제일 불편한 건 언제 겪을지 모르는 두려움이라던데… 솔직히 난 그런 건 없다. 증상이 급작스럽게 오진 않을까 걱정되지도 않고, 살아가며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에겐 이미 친숙한 존재였다. 성인이 되고서 만난 게 아니다. 난 ‘공황’이라는 녀석과 함께 커 왔다는 걸 깨달았다. 기억도 안나는 어린 시절부터 겪어왔고, 여러 가지 공황 증상들에게 익숙해진 나에겐 별 일 아니었다.
요즘엔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공황’에 대한 정보들은 참 상세하고 많다. 덧붙여,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어서 놀랍다. 그리고 겨우 몇 번, 한두 해 겪은 걸로 병원을 찾아가 약을 먹다니, 참 심약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도 그놈에게 여러 방법으로 괴롭힘 당해 왔으면서… 사람을 얼마나 당황스럽게 하는지 알면서… 그들의 나약함을 트집 잡고 놀리고 싶어진다. 요즘 사람들이 참 별스럽다고 비꼬고 싶다. 대수롭지 않은 걸로 병원까지 찾아가다니, 정신력으로 이겨내라고,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쳐주며 빈정대고 싶다. 아주 못 되게 굴고 싶어진다. 한껏 비아냥거리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 못 해서가 아니다. 이유도, 해결 방법도 이유도 알지 못 채 미련하게 끌어안고 살아온 어린 시절의 내가 불쌍해서이다. ’ 공황’이라는 단어도 없던 시절, 응급실에 갈 정도로 아픈 나에게 내려주는 결과는 항상 ‘스트레스성‘이었다. 치료방법을 제시해 주거나 약을 처방해 줄 수 없는 고통이었고, 새마을 운동을 온몸으로 겪어온 부모님의 눈엔 유별나게 구는 심약한 애로만 보였을 테다. 난 참을성 없고 물렁한, 그저 꾀병을 가진 아이였다.
그렇다면 내 뇌의 기능이 남들보다 부실하다는 걸 알았고, 정신과에 가야 할 필요성을 알았을 때 바로 병원에 갔었을까?
아니! 물론 절대 아니다.
‘정신병원’엔 절대 안 갔을 거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모르는 척하며 지내왔다. 분명 내가 혼자 풀어야 하는 문제이리라, 다양한 방식의 고초를 겪으며 진정한 어른이 되는 중이리라, 고통을 잘 품고 감당하며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라 듣고 자랐다. 자의와 타의로 공황이라 칭할 수 있는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그때도 이미 익숙한 느낌이었고, 다른 사람들 모두 다 느끼는 이름 모를 감정 중 하나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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