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받아들이기
“아버님~ 자꾸 이렇게 안약 안 넣으시면 안 돼요!! 오늘은 괜찮지만 다음에 검사하면 더 나빠질 수도 있어요.”
“내 나이에 다음이 어디 있겠어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제 좀 안 보여도 괜찮아~”
조용한 대기실에선 유난히 큰 의사의 목소리로 인해 진료실 안의 상황을 가늠하게 했다. 젊은 의사의 속상한 마음도 함께 새어 나오고 있었다. 오히려 할아버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곤조곤 위로하고 있었다. 젊은 의사가 할 수 있는 말이 더 이상 없다는 건 나 말고도 그곳, 대기실에 있는 모두가 다 알았을 거다. 잠시 뒤 휠체어에 앉은 채 보호자의 도움으로 나오는 할아버지를 힐끔 쳐다보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분명 미소 짓고 있었을 할아버지가 문득 부러워졌다.
지금보다 더 안 보여도 괜찮다니…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훨씬 더 많은 할아버지에겐 아무렇지 않은 병이겠구나. 내가 살아온 만큼만 더 살아도 나는 육십 대 중반인데… 엄청 젊잖아? 우리 애들이 결혼은 했을까? 설마 새로운 가족의 얼굴을 잘 볼 순 있겠지? 혹시 그때 앞이 전혀 안 보이게 되면 어쩌지? 앞이 안 보이는 일상생활은 어떨까? 혹시 점자를 미리 배워둬야 하나? 무슨 일을 하든 눈은 계속해서 많이 쓰이는 꼭 필요한 신체부위인데…
끝없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줄지어 지나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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