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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니 Apr 22. 2024

미국인턴 취업기 2부

J1비자 성공 취득기

공항 위에서 찍은 사진


J1비자는 한번 불승인이 떨어지면 재승인이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데.. 가족에게 벌써 미국 간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다 해놨는데 큰일 났습니다.


다시 한번 미국대사관에 도전하러 이번엔 다시 한번 예상질문들과 답변들을 달달 외워 도착했습니다.


"안녕 나는 한국에서 이런 일을 했고 이렇게 디자인을 잘해, 또 열심히 생활하고 영어도 배울 거야 그러니까 승인해 줘"


네, 2번째 반려입니다. 이번 대사관 직원도 성적표를 보더니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점점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더구나 2번 반려가 난 경우 3번째 비자 심사는 거의 불합격한다고 보면 된다는 사람들의 말에 미국행을 포기할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이번엔 손으로 영어 편지를 써갔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을 영어도 못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거라는 계산하에 말이죠.




친애하는 대사관 직원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OOO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OOO회사에서 재직하던 시절 OOO프로젝트도 열심히 하고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있지만 직장에 다니느라 학교생활을 소홀이 한 부분이 있습니다. 학교생활도 열심히 할걸 지금은 후회하고 있지만 제가 미국에 간다면 인턴십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며 저의 부족한 디자인 스킬과 영어 스킬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당신이 저를 승인해주신다면 이렇게 의지가 불타오르는 한국인 한명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대략 위와 같은 뉘앙스로 A4두장을 채워갔습니다.

이번 대사관 직원은 그전과는 다르게 나이가 지긋하고 머리가 흰색인 백인 할아버지였고 저의 편지를 꼼꼼히 읽어보더니 아무것도 묻지 않고 승인 도장을 찍어주셨습니다. 눈물 빙돌아 땡큐를 몇 번을 외쳤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미국행 티켓을 구매하고 미국에 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작 1~2년 가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술을 마시고 송별회도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웃깁니다. 미국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영어로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도 못 했었더랍니다. 도대체 영어를 얼마나 못하길래?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대략 상대 평가 시절 2006 수능 영어 등급은 2등급입니다. 하지만 창피하게도 맥도날드에서 영어로 주문을 못하는 수준이였습니다.


참 대책 없는 20대 청년이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지낼 방도, 방을 구할 때까지 지낼 호텔도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무작정 미국으로 갔습니다. 이때는 가면 무조건 해낼 줄 알았습니다.


LA공항에, 심지어 새벽 2시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공항은 당연히 한국의 인천공항과 같이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을 줄 알았더랍니다.


그리고 뭘 해야 될지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영어한마디 못하는 한국인이 새벽2시에 미국 공항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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