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이겼고, 국민들은 졌다.

누구를 위한 단일화

by 니노의성

매번 이야기하지만, 글을 쓰기에 앞서 나의 정치적 성향을 먼저 밝히고자 한다.
나는 그 어떤 정당도, 그 어떤 정치인도 지지하지 않는다.
나는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 주제를 풀어보려 한다.

단일화.
요즘 뉴스며 유튜브며, 사람들 입에서 이 단어가 자꾸 흘러나온다.
단일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단일화를 하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올수록 나는 점점 익숙한 불쾌감을 느낀다.

나는 그 어떤 후보도 열렬히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단일화가 논의되든 말든, 겉으로 보면 아무 상관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단일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짜증이 난다.
그리고 그 짜증은, 단순한 정치 혐오에서 오는 게 아니다.

지지율이라는 건 결국 국민이 보내는 신호다.
그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그 지지율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야.”
단일화를 안 하면 우리가 진다니까?”

그 순간 나는 느낀다.
이들이 말하는 ‘단일화’는 국민의 뜻을 꺾겠다는 선언이라는 것을.
이미 사람들이 보여준 선택의 흐름조차,
정치인들의 셈법 앞에서는 무시해도 되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말 속에는 이런 마음이 숨어 있다.
“그 사람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다. 저 사람만 아니면 된다.”
이건 ‘누가 덜 나쁜가’를 고르는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다.
그저, 쟤가 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감정의 발작이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이 감정을 이용한다.
실제로 누군가가 당선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할 거라고 진심으로 믿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그 불안을 부풀리고, 적대감을 조장하면 표는 움직인다.
그들은 국민의 공포를 자극함으로써 정치를 이긴다.
진심이 아니라, 계산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한 번 그 결과를 겪었다.
단일화를 통해 대통령이 된 윤석열.
그는 지금까지 어떤 정치를 해왔는가?
그가 보여준 행보는, 과연 국민들이 원했던 방향이었을까?
나는 그의 집권 이후 펼쳐진 모습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정말 정치권이 국민을 위해 만들어낸 길이었을까?”

단일화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그 이후에 국민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는가?
이 질문은 단일화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함께 던져져야 한다.

나는 이런 걸 볼 때마다 묻고 싶어진다.
“국민은 지금 뭘 선택하고 있는가?”
“그리고 정치인들은, 그 선택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가?”

정치는 늘 복잡하고, 완벽한 결과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국민이 이미 보여준 선택을,
정치인들이 나서서 뒤집으려 해선 안 된다.

단일화는 표면적으로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국민이 고른 ‘가능성’을 없애고,
정치권이 정한 ‘승산’만을 남기려는 의도가 있다.

나는 이 글로 ‘단일화’라는 말에 묻힌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너무 쉽게 지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적어도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을 고르고 더 나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 희망을 안고 투표장에 가야한다.
‘쟤만 아니면 돼’라는 마음으로 혐오심을 품고 투표하러 가는 순간 우리의 민주주의는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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