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by 써머

함께 여행을 간 기억이 참 오래되었다.

가장 처음의 기억은 대학 1학년때 강원도 춘천에 간 일이다.

그러나 참 무미건조했다. 어느 담벼락앞에서 찍은 단 한 장의 사진이 없었따면 여행한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했을만큼 내 머리든 가슴이든 아무 기록도 남지 않았다.


대학교 2학년때는한명 친구를 더해 셋이서 1박 2일 남도를 여행했다.

그 여행은 나름 재미있었다. 버스에 앉아서 드는 전라도 사투리가 재밌었고, 보성 차밭의 푸르름은 선명하게 남았다.


이십대 중반쯤이었나. 춘천을 함께 간 친구와 또다시 영월에 갔다.

이번에는 꽤 나에게 깊은 흔적으로 남았는데, 이유는 친구와 대판 싸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첫날 동강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다. 그때도 우리는 조금의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드러내놓을 만큼 강한 것은 아니었다. 사건은 둘째 날 터졌다. 한밤중 우리는 길을 잃었다. 아니,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랐던 것이 맞다. 어디서 잘지, 무엇을 할지 서로 계획이 없었던 것이다. 소극적인 서로를 원망하며 인적이 없는 깜깜한 길을 걸으며 서로 배고프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만에 숙소로 온 우리는 서로 말없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가자는 말이 마지막이었다.


함께 걷는 것은 같은 목적지로 간다는 말이다.

목적지가 없이 걷는 길이기에 힘들었던 것이다.

가야 할 곳을 모르다면 그 삶은 참으로 고될 것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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