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의 피아노처럼
모든 소리가
조용히 가라앉는다
나는 잔에 남은 마지막 온기를 마시고
네가 떠난 뒤 습관이 된 침묵 위를
조용히 걷는다
건반 위로 떨어지던
네 손끝의 조각들만
아직도 느리게
이 방을 울린다
너의 깊은 그림자,
베이스처럼
시간은 아래에서만 흐르고
내 마음은 주선율처럼
한때의 사랑을
반복해 연주한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을 질문을
입술 안에서만 굴린다
이 밤을
나를 향한 죄책감으로 채운 채
바보 같은 나의 심장아
이제 그만 연주를 멈추고
잠들어도 괜찮은 밤
From: 새벽 두 시, 말 대신 연주가 남아 있던 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