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 들이기를 목표로 하면서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 전에 무엇 하기' 방식의 설계이다. 이것은 실행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라, 결과적으로 습관 형성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표적인 예시는 '잠들기 전에 일기 쓰기' 같은 행동 디자인이다. 이 습관의 프레임에서 신호 역할은 '잠들기'이다. 침대에 누웠을 때에야 신호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미 누운 뒤에야 우리는 '아 맞다 일기'라고 말하게 된다. 한 번 이불 속에 들어갔는데 일기 한 줄 쓰려고 다시 일어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일기 습관은 물건너간다.
반대의 설계방식은 '~하고 이어서 무엇 하기'이다. 일기 쓰기를 습관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저녁 샤워하고 나서 일기 쓰기'로 설계해보면 된다. 이미 행동은 일어났고(샤워하기), 그 행동이 신호가 되어서 다음 행동인 일기쓰기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때 '신호' 역할은 이미 늘 하던 행동 중에 선택하자. 저녁 샤워하기, 출퇴근길 어느 환승역에서 갈아타기, 자녀 유치원 등원시키기, 저녁식사 마친 뒤 등등. 늘 하던 행동을 하는 데에는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그 행동에 '신호' 역할을 부여하는 전략이다.
내가 아침 루틴을 설계한 방식을 예로 들어 보자. 아주 오래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곧바로 양치질을 하곤 했다. 양치질에 이어서 나는 체중계 올라가기를 루틴으로 붙였다. 그리고 체중계라는 행동을 신호로 받아, 이어지는 것은 영양제 먹기가 된다. 그에 이어서 스트레칭, 코어운동, 푸시업을 기계적으로 연달아 수행한다.
물론 처음부터 이 연결이 매끄러울 수는 없다.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 일기장은 까맣게 잊고 유튜브를 보며 소파에 앉아버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멀이다. 머릿속에 '샤워 다음은 일기'라는 루틴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보조 수단으로는 기록 시각화, 기술 자동화, 사회적 자본 활용 등이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번 글로 다루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