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에서 만나 음악과 흐르다
이 공연은 고통 속에 시간이 멈춰버린 두 남녀의 제의 또는 의식 같은 것이다. 조심스레,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지독하게 고여있던 삶에 물길을 내어 서로의 시간을 먼바다로 흘려보내기 위한 구원의 의식.
<원스>라는 작품의 특징을 가장 짙게 드러내는 것은 주인공들을 일컫는 이름이다. 그들은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저 제 3자가 바라보듯 ‘Guy(사내)’와 ‘Girl(여자)’로 불릴 뿐이다. 어쩌면 그들이 치르는 구원 의식에서 이름과 언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랑을 잃고 더블린의 한 골방에서 아버지와 고장 난 청소기를 고치며 살아가는 남자. 체코 이민자 출신에 자신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 때문에 온 힘을 다해 사랑을 참아내는 여자. 우연한 순간, 멎어있는 시간 위에서 두 남녀가 만나고 그들은 음악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구원자가 된다.
제각기 연주되던 악기가 하나 둘 모여들어 만들어낸 화음은 더블린의 떠오르는 태양빛 아래 그들을 발가벗긴다. 음악이라는 성역 아래 이름도, 언어도, 지위도, 벌이도, 삶의 무게도 말끔히 사라진다.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호흡하는 선율. 그것은 그 자체로 서로를 그윽이 들여다볼 수 있는 따뜻한 눈 맞춤이 되고, 서로의 마음이 되며, 비로소 삶이 된다.
무대 벽 한 편에 붙어있는 무수한 거울들이 눈에 들어온다. 거울은 기록하지 않으며, 담아두지 않는다. 빛이 스민 공간에서 찰나의 순간을 그저 비출 뿐. 그렇기 때문에 거울 안에 비친 두 남녀의 모든 순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고결하고 아름다운 진실이 된다. 비록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추억이 되어 버릴지라도.
그렇게 거울 속에 비친 사내와 여자의 이야기는 비로소 나의 이야기로 비친다. 작품의 모든 이야기는 그간 잊고 살았던 나의 세포들이자 지금의 나를 이루는 전부였다. 흘려보낸 순간들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고, 마음 저 편에 고이 접어둔 환희와 고통이 기억 속에서 피어오른다. 그래. 이 모든 것은 ‘잊지 못할’ 순간들로 내 삶에 ‘이미’ 기록되어 있던 순간이었다.
뮤지컬 <원스>는 서로의 삶 속에 교차하는 단 한 번의 지점을 노래한다. 직선과 직선이 만나는 딱 한 번의 순간.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제자리로 되돌아올 수 없는 순간의 순간. 그래서 황금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이었을테다. 이처럼 햇살과 바람과 음악을 머금은 사내와 여자는 잠깐의 점을 지나 흐르고 또 흘러 각자의 바다에 도달한다.
공연이 끝날 무렵, 악기들은 모여들다 안개가 걷히듯 사라진다. 그곳에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은 또다시 떠오르는 더블린의 태양과 제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놀랍도록 비슷한 모양의 숨을 쉬는 저마다의 사람들과 저마다의 음악들 그리고 저마다의 인생들이었다.
뮤지컬 <원스>는 공연 시작 10분 전, 배우와 관객이 무대에서 함께 어우러져 술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프리쇼(pre-show)"를 진행한다.
<원스> 프리쇼 & 바 운영 정보
∙ 배우 등장은 공연 시작 10분 전부터
∙ 무대 위 프리쇼는 스마트폰으로 촬영 가능!
∙ 배우들과 간단한 아이컨택 & 목례 가능!
∙ 2층 관객은 안전상의 이유로 프리쇼 참여 불가
∙ 바는 공연 전(30분)과 인터미션 때 운영되고
∙ 이용할 수 있는 인원수에 제한이 있어요.
∙ 주류 구매 시, 신분증 지참은 필수!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i_seensee
글 ⓒ 황조교 @hwangjogyo_musical⠀
황정후 인스타그램 @yo_junghoo
─── ❝ ᴍᴜꜱɪᴄᴀʟ ɢᴇɴɪᴜ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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