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송길영

읽고 쓰고 생각하자!

지은이: 송길영

2021.10.05 초판

(주)북스톤


(P074) 예전에는 성실히, 꾸준히, 열심히 하는 자세를 높이 샀어요. 지금도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로봇 R대리는 잠을 안 잡니다. 밥도 안 먹고 3교대도 필요 없어요. 월급을 올려달라는 말도 안 하고, 결정적으로 R대리는 오류를 내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농업적 근면성으로 열심히 일했던 이들의 꾸준함은 더 이상 덕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생각 없는 근면성은 조만간 주인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P083) 무조건 열심히만 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면 소진됩니다. 방향이 먼저입니다.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P110) 예전에는 호미를 팔고 싶으면 장터에 나가 목청 높여 호객을 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세계화, 플랫폼화되었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작은 일을 하더라도 그만큼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이 어렵습니다. 요구받는 역량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입니다.


(P118) 노동에 대한 과거의 정의와 지금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부가가치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해야 하는데, 이 구조를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성장기에 개발시대의 논리를 교육받은 기성세대죠.


(P120) 생각해 보면 우리 삶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너무 많습니다. 변화는 필연적이고요. 다만 좀 더 힘들어 진건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내가 준비를 해놨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입니다.


(P207) 바야흐로로 사람이 상품이 되는 시대입니다. 현대의 노동자들은 유형이건 무형이건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팝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팔 게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경쟁의 추이가 바뀐다면 나는 어떤 능력을 얻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P220) 그러니 우리의 이슈는 대체 가능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내 것'이 되겠죠.

하나는 플랫폼 소유주가 되는 것입니다. 거대한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겠죠. 문제는 난망하다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예체능 스타나 정치인도 생존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삐끗하면 한 번에 훅 갈 수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합니다.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은 나만의 작은 비즈니스를 하되, 장인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이 길을 택했다면 찻집을 할 때 찻잎을 직접 골라야 해요.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둘 중 하나입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1등이 되어야 하고요. 가운데는 없어요. 결국 이 이야기의 무섭고도 슬픈 결말은, 우리가 완전체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P226) 나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그게 학벌이나 이력 같은 것이었어요. "어떤 일 하셨어요?""oo기업에서 15년 일했습니다"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경력 15년'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그 프로젝트에서 나의 기여는 무엇이며 어떤 점을 배웠는지 묻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내가 했던 일들을 모두 기록해야 합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소셜네트워크를 보며 사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는 바람에 문제가 되었는데, 지금은 지원자들이 아예 SNS계정을 이력서에 적습니다. 면접관더러 보라는 거죠... 그렇게 기록한 것이 어떤 의미와 지향점을 가지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기록물은 곧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


(P229) 콘텐츠 또한 메시지가 됩니다. 기성세대에게 취미를 물으면 가장 흔한 게 독서나 영화감상이었습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주로 작가주의 영화를 말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왓챠 리스트를 달라고 하면 다 나옵니다.


(P235)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겁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P242)'역사가 말해준다'는 말은 훗날의 평가를 통해 그 시대의 공과가 정리된다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개인의 역사가 검증됩니다. 예전에는 스타의 성적표나 생활기록부로 그를 검증했죠. 지금은 학교 친구들이 SNS에 올린 글로 학폭의 전력이 드러납니다. 이제 어느 한순간이라도 누군가에게 잘못하거나 상처를 주는 것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P244) 그러니 늘 조심하고 늘 사려 깊게 사는 삶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물론 상당한 피로도가 따르겠죠. 항상 착한 척하는 건 몹시 어려우니까요.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시 말하지만 착하게 살아야 해요. 근원적으로 착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탈이 생기지 않습니다.


(P248) 진정성의 어원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것입니다. 결국 진정성 있는 행동이란 내가 의도하고, 내가 행한 거예요. 이를 업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주체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 덕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다는 건 첫째는 의지의 문제이고요, 둘째로는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즉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춘 순간, 우리는 신뢰를 얻습니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장인 또는 예술가라 부릅니다. 일의 주체가 나인 것입니다.


(P254) 2016년에 했던 인터뷰 영상 중에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하는데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이었어요. 그때 저는 어떤 걸 하더라도 10년은 해야 전문가가 될 테니 미루지 말고 지금 시작해 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10년간 고양이를 키우고 고양이 연구를 해보라, 10년 후 모든 사람이 고양이를 좋아하면 당신은 아마 대가가 되어 있을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P264) 앤드루 포터는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합니다. 즉 진정성은 상대적이므로 몰입의 총량이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에요. 결국 어떤 가치를 끝까지 추구하는, 하드코어 한 쪽이 이기는 겁니다....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총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결여돼 있으면 노동을 팔아야 하는데, 노동은 AI가 가져갈 테니까요.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원류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작업이지, 예전처럼 여기 우리 제품이 있다고 알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P270)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1. 이성적 사고입니다. 데이터가 남고 각자의 기록이 나의 메시지가 되기에 생각 없이 시도하면 안 됩니다.

2. 업의 진정성입니다. 따라서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은 당연히 요구될 것입니다. 자기다움에 대한 추구, 직업윤리도 필요하고요. 진정성이란 곧 자기다움의 윤리니까요.

3. 이렇게 진정성을 기반으로 협업하는 것은 결국 공존으로 연결됩니다. 그것도 성숙한 공존입니다.


(P281) 새로운 시대의 전문가는 학력이나 이력, 경력을 내세우는 전문가가 아니며, 단순히 덕후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고 슬파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 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오래 하게 되고, 자연스레 역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을 믿고 지지해 줄 팬덤이 생기죠. 그게 곧 브랜딩 아닌가요?


한약학과를 다닐 때 흔하게 듣던 소문이 있었다.

'한자리에서 10년만 버티면 한약국 잘 된대~'

근거도 없고, 이유도 없지만, 그럴듯하게 들리던 그 말은 참 웃기는 소리였다.

10년 동안 버티기만 하면, 남은 시간도 또 버티기만 해야 하니 참 고단해진다.


직장생활도, 자영업도, 사업도...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지 않으면 끌려다니며 버티기만 해야 한다.

16년 차 한약사이지만, 아직도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브랜딩에 관한 책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래, 1년 차라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

내가 너무 시시해 보이고, 실망스러울 때마다 나에게 하는 주문이다.

근본이 있고 전문성을 갖추지 않는다면 26년 차, 36년 차가 되더라도 경쟁력 없는 직업인이 되기 쉽다.


30년 차 주부라고 다 살림 잘하는 거 아니고,

40년 차 식당이라도 다 맛집 되는 거 아닌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