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해받고 싶다는 간절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내고 남겨진 이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스스로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토록 세밀하고 철두철미하게 생을 정리하는 사람의 마음은 결코 누구의 부주의로 놓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를 벌하지 마세요. 슬퍼해도 괜찮지만, 당신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를 막지 못한 것은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그 선택을 존중합니다. 살라거나 죽지 말라는 무거운 종용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기 이런 삶의 궤적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당신의 지저분한 자투리 같은 하루가, 사실은 얼마나 치열한 투쟁이었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당신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숨을 쉴 수 있는 작은 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생이라는 공책에 반듯한 글자만 채우려 애쓰다 지쳐버린 이들이 있습니다. 칸을 넘어가고 뭉그러진 글자들을 부끄러워하며 페이지를 통째로 찢어버리고 싶어 하는 마음들을 나는 압니다.
이 소설은 그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보내는 이해의 기록입니다. 동시에, 그 마음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채 남겨진 이들에게 건네는 면죄부이기도 합니다. 온 힘을 다해 생을 지워내려 한 이의 흔적은 너무나 정교해서, 곁에 있던 당신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떤 삶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지저분한 자투리 인생이라도 그저 거기 두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나는 그 무게를 짐작하며 곁에 앉아 있겠습니다. 이 글이 당신의 고립된 방 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작은 온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떠난 이들을 이해하고 싶었고, 남겨진 이들을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철저하게 준비된 이별 앞에서 남겨진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삶을 사세요. 당신은 잘못이 없습니다.
떠나려는 당신에게는 어떤 말도 얹지 않겠습니다. 다만 당신의 고통을 함께 응시하는 누군가가 여기 있다는 사실만은 기억해 주세요. 당신을 이해합니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고뇌의 시간만큼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용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아주 잠시 멈춰 서서 콩국수 한 그릇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