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o Oct 22. 2024

속도와 방향


속도와 방향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 

결론적으로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중요한 것은 역시 방향이라 생각한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정말 열심히 속도를 낸다면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사장이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저렴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으면 모든 직원들은 그 일에 몰두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 점점 고객은 떠나갈 것이고 결국은 좋지 않은 결과로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


옳은 방향을 설정한다면 실수와 실패는 성과와 성공으로 향하는 과정일 뿐이다. 그렇기에 회사의 대표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하며 팀과 구성원들에게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인지시키며 나아가야 한다.


옳은 방향을 설정했다면 이제 속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대표는 늘 빨리하기를 원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불안해서 그리고 상상한 것을 빨리 달성하고 싶어서. 그렇지만 속도를 내야 하는 것과 천천히 쌓아 가야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비즈니스는 속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경쟁사 대비 얼마나 린하게 움직이고 새로움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고객을 뺏기지 않고 시장을 장악해 나간다. 반면에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속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특히 브랜드라면 더욱 그렇다. 오프라인은 구축하는데 기본적으로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요즘은 브랜딩, 디자인이 뛰어난 오프라인 브랜드들이 엄청 많다. 그렇기에 더 고심해야만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때에 따라는 속도도 필요하다. IP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희소성이 소모되고 있을 때는 빠르게 확장하여 최대한 고객들에게 많이 노출시켜 익숙해지게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경우 경쟁 브랜드가 있을 경우 빠르게 목이 좋은 부동산에 침투해야 한다.


정답은 없다. 상황에 맞게 속도감을 선택해야 한다. 너무 급한 확장은 고객에게 IP가 소모되어 지루함을 줄 수 있고 반면에 너무 느린 확장으로 후발 브랜드에게 시장의 지위권을 뺏길 수가 있다. 그러기에 이 속도 또한 대표자가 설정한 방향 아래에 결정된다. '나는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느린 것 자체가 방향이다. 반면에 '나는 빨리 확장해서 고객 라이프스타일 모든 곳에 침투할 거야'라 한다면 빠른 확장이 방향이다.


우리는 기프트럭이라는 온라인 투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고객을 유치하여 오프라인으로 푸드트럭을 보내주는 간단한 비즈니스이다. 물론 이 안에 많은 이해관계가 있고 오퍼레이션 노하우가 요구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공존하기에 항상 이 방향과 속도에 대한 고민이 많다. 최근에 이 고민에 다시 깊게 빠졌다.


없었던 시장을 만들어갔기에 우리가 하는 행위가 곧 시장의 기준이었다. 경쟁업체들이 황당할 정도로 우리를 카피하였다. 홈페이지 문구 하나하나 까지도 놀라울 정도로 똑같이 사용하였다.


우리 또한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이기에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잘할 수 없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마케팅에 힘을 주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것이냐, 아니면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지만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더욱 강화하고 퀄리티에 대한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대한 우선순위를 상황에 따라 자주 바꿨다. 그러니 구성원들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지금은 명확해졌다. 우리는 플랫폼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장의 사이즈가 플랫폼을 형성하기 어렵다. 플랫폼이 형성되려면 기본적으로 양면시장이 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비자의 유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나이스한 공급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가 없다. 결론은 우리가 직접 나이스한 공급자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을 정도에 퀄리티의 오프라인 공급자가 되는 것. 우리가 2018년에 처음 벨기에 감자튀김 푸드트럭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벨기에의 감자란 감자는 모두 테스트하고 벨기에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식 마요소스를 개발하고 바삭한 튀김을 위해 우리만의 튀김 방식을 만들었을 때의 그것을 다시 해야 한다.


이러한 오프라인 브랜드 IP를 우리가 만들어내어야 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프트럭또한 새로운 무기를 갖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즉, 최고의 OTT가 넷플릭스인 이유는 자체 콘텐츠의 힘인 것처럼 우리 또한 고객이 WoW 할 수 있는 IP를 보유해야 한다. 나이스한 공급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방향을 결정짓고 나니 복잡했던 머리가 맑아졌다.

대표가 방향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였기에 회사의 뾰족함이 없어지고 있었다. 구성원들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속도를 내도록 요구하였다. 당연히 구성원들은 똑똑하기에 몇 차례는 대표의 요구대로 행동했지만 바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너무 감사했다.


물론 과정에서 또 틀릴 것이고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방향은 바꾸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외부의 여러 의견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어떤 것에 뾰족한 회사가 될 것인 지. 대표자는 어떤 것에 미쳐있는 것인지, 확실하게 하려한다.


다시 돌아오면 방향이 먼저다.

옳은 방향이 설정되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포기하지 말아야 할 변태 같은 집착이 필요하다. 그 집요함이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고객들이 우리를 찾게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스피릿이 강력하게 구축되었을 때 비로소 속도가 요구된다. 준비운동도 안되었는데 바로 뛰기만 하면 몸에 무리가 온다.


누군가 그랬다. 신은 진짜 딱 죽기 전까지 고통을 주는 것 같다고.

몸이 힘들지는 않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자연스레 매일 부지런하게 살던 내가 나태함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 자신도 싫었다. 하지만 이제는 방향이 보인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큰 바퀴를 어떤 것을 돌려야 할지, 단기적으로는 속도를 올려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 어려워도 항상 과정을 즐기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좋은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속도와 방향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는 주제다. 오늘도 이러한 고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 

작가의 이전글 커리어란 무엇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