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young Jan 03. 2022

멀지도 않게, 가깝지도 않게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옷소매 붉은 끝동의 마지막 회에서 이준호가 뱉은 대사다. 박학다식한 정조는 대왕대비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 여긴다며 이 고사를 꺼냈다.


헉, 이렇게 얻어걸리나. 이 대목에서 나는 2022년을 살아갈 나만의 뾰족한 방도를 발견했다. 뜻밖에 성은이 망극하였다.


나와 회사, 나와 일? 그냥 대충 불가근불가원하면 되지 뭐.

나와 사춘기 아들 둘? 내 반드시 불가근불가원 하리라.

나와 커피 또는 맥주? 불가근불가원 할 수 있어.

나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불가근불가원만 하면 서로 편할 거야.


세상에나 세상에나, 대입하는 족족 문제가 술술 풀리는 만능 공식이로다. 그래, 나와  아닌  사이의 거리 조절이   힘들 때마다  단어를 내뱉으면서  위치 잡아보자. 불가근불가원 2022.


작가의 이전글 눈 앞의 나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