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비우기

어떤 시기의 기록

by DD


아침 7시에 기상, 출근 준비 후 7시 32분쯤 집을 나서고, 장장 1시간 반에 달하는 긴 출근길에는 짧은 방송사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한두 개 듣고 나머지 시간엔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8시 50분경에 사무실에 도착해 자리를 정리하고, 9시부턴 제대로 업무 시작,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 도시락이나 간단한 포장 메뉴로 떼운다.

저녁 약속이 있거나 집중력이 흐릿한 날에는 6시 정시 퇴근, 잔업이 필요한 날에는 빠르면 7시 늦으면 10시쯤 퇴근한다.

퇴근길에는 주로 음악을 듣거나 SNS를 둘러보고 최근에는 밀린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모두의 일상을 흔들기 시작한 후로는 이 평일 루틴도 대폭 바뀌었다.


원격근무 체제로 돌아간 후로, 매일 넉넉잡아 3시간씩 길바닥에 깔던 시간이 흘러 넘쳤다.

시간 쓰는 방법을 다시 고민해야한다는 자각 없이 한동안은 넷플릭스, 왓챠, 티빙을 전전하며 걸신들린 양 온갖 드라마를 빨아 들였다.


만들어진 세계, 기묘하게 현실과 동떨어져서도 어딘 가 내 일상의 단면에 달라붙은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입안이 가득 차는 것 같고 반대로 머릿속은 둔중하고 탁한 물이 고인 기분이 들었다.

취한 것 같은 탁한 상태를 자각하고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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