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페이스리프트로 예쁘게 바뀐 외관을 자세히 살펴본 소감
올해 초,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인 S90 B6 AWD 인스크립션을 타봤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보니 외관, 실내, 시승기 순으로 살펴보려 한다.
소위 자동차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세그먼트를 들곤 한다. 세그먼트는 전장 크기에 따라 A부터 F까지 세세하게 구분돼 있다.
오늘 살펴볼 볼보 S90은 출시 연도별로 이 세그먼트가 다르다. 2016년에 처음 출시됐고, 2020년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면서 전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초기형은 4,963mm, 현재 판매 중인 후기형은 5,083mm다. 세그먼트 상으로는 초기형 E 세그먼트, 후기형 F 세그먼트에 해당한다. 전장이 5m를 넘는 차를 F 세그먼트로 분류하며, 각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카' 만 이 기준에 부합했었다.
볼보 S90에 있어서 한국 시장은 정말 중요한 시장이다. 전 세계 판매량 기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 사실 특정 럭셔리카의 경우 특정 차종 판매량이 전 세계에서 손 꼽힐 만큼 높은 경우가 간혹 있긴 하다. 첫 시작은 폭스바겐 페이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참고로, 볼보 S90 메인 시장은 바로 중국. 전체 판매량의 과반수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볼보 S90 국내 판매량 전 세계 2위' 라는 데이터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20년 2분기 기준이었던 만큼 실제 판매량은 상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차가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로는 어떤 게 있을까?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볼보 S90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전장이 5m가 넘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서는 정말 합리적인 6,000만원-7,000만원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 이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기본형 혹은 상위 모델을 겨우 구매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낮은 가격대다.
상품성에 있어서도 볼보 S90의 장점은 분명하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125mm, 119mm가 더 늘어났다. 이 변화는 더 나은 차체 비례 구현 및 뒷좌석 공간 증대란 두 마리 토끼를 가져가게 해준다. 인스크립션 트림이 갖는 장점도 여전하다. 소재 고급감이 출중한 나파 가죽 시트, 1억 대 이상 차에서도 듣기 힘든 해상도를 갖춘 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독보적인 장점들이 너무나 많다.
볼보 S90의 전면부는 초기형 기조를 유지하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게 그릴, 범퍼 등을 더 묵직해 보이게 손봤다. 심플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수직 형태로 자리 잡은 크롬 장식은 더욱 굵어졌으며, 그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볼보 엠블럼은 폰트를 더 얇게 다듬었다.
초기형과의 가장 큰 변화로는 범퍼 아래 있는 굵직한 크롬 장식을 들 수 있다. 다분히 이 차의 메인 시장인 중국을 위한 조금은 과한 디테일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이 디테일이 조금은 과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눈에 익긴 했다. 참고로, LED 헤드램프는 초기형과 100% 동일하다.
필자가 앞에서 차체 비례가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대표적인 예로 문 길이가 달라졌다. 초기형은 앞 문에 비해서 뒷 문이 짧았지만, 현재 판매 중인 볼보 S90은 앞 문보다 뒷 문이 더 길어졌다. 볼보의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rue) 플랫폼은 전륜 구동이라는 게 무색할 만큼 후륜 구동 버금가는 늘씬하면서도 매끈하게 쭉 뻗은 상당히 이상적인 차체 비례를 자랑한다.
필자가 시승한 볼보 S90 B6 AWD 인스크립션은 8 멀티 스포크,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을 더한 20인치 휠이 적용됐다. 정말 이쁘게 잘 뽑았다. 볼보 자체적으로는 1139 휠로 부른다. 림폭 8.5J, 옵셋 47.5mm, 휠 무게 15.3kg.m, 파츠 넘버는 32270053다. 이 휠은 필자가 시승했던 볼보 S90 B6 AWD 인스크립션과 볼보 S9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AWD) 기본 적용되고 있다.
변화만 놓고 봤을 때 가장 극적인 차이가 느껴지는 건 후면부다. 리어램프와 범퍼 모두 달라졌다. 초기형의 LED 리어램프는 방향 지시등과 후진등이 벌브 타입이었다. 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볼보 S90은 LED 방향 지시등에 다이나믹 턴 시그널 기능을 구현했고, 후진등 역시 LED로 마감했으며, LED 그래픽도 보기 좋게 손봤다. 또한 단조로웠던 트렁크 리드에 굴곡과 주름을 넣어 리어 스포일러를 추가했으며, 범퍼 하단에 위치한 머플러 팁을 히든 타입으로 변경했다. 전면부와 통일성을 강조하기 위해 범퍼 하단에는 굵직한 크롬 라인을 넣어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외장 색상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볼보 S90 외장 색상은 기존 판매하던 크리스탈 화이트 펄(Crystal White Pearl), 오닉스 블랙(Onyx Black), 브라이트 실버(Bright Silver)는 초기형과 같다.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하는 버치 라이트(Birch Light), 꽤 최근까지 유행한 시멘트를 떠올리는 썬더 그레이(Thunder Grey), 블루 톤 컬러인 데님 블루(Denim Blue)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시승차의 외장 색상 역시 신규 추가된 플래티넘 그레이(Platinum Grey)다. 빛에 따라 브라운과 그레이가 공존하는 묘한 색상인데, 흔치도 않고 관리하기도 용이해 보였다.
지금까지 볼보 S90 B6 AWD 인스크립션의 외관을 살펴봤다. 볼보 S90 B6 AWD 인스크립션 리뷰는 실내 편으로 이어진다.
* 본 콘텐츠는 볼보코리아로부터 시승차를 지원받았으며, 그 이야기를 가감 없이 썼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