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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기교육연구소 Jun 07. 2023

2023년엔 통하지 않는 ‘학교 괴담’ (1편 과학실)

 

 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학교괴담+좀비물의 공식을 완성시킨 <지금 우리 학교는>, 90년대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여고괴담>시리즈,  12시만 되면 단군 할아버지 동상이 움직인다는 학교괴담 시리즈는 아직도 돌고돌아 유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장면. 2023년 모든 교실 및 과학실실 내 나무 소재는 내연성 소재로 바뀌었다.

하지만, 시간 및 공간의 변화로 ‘이게 가능한 일이야?’ 라고 믿지 않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키워드로 하나씩 파헤쳐 보도록 하자. 처음은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사건이 발생한 첫 장소. 과학실이다.


<1편, 과학실 괴담은 이제 그만>   

과학실에서 ‘동물 실험’은 이제 불가

<지금 우리 학교는>에 등장하는 실험용 햄스터.


 옛날부터 학교를 배경으로 한 무서운 영화 속에 등장할 때 빠짐없이 등장했던 이곳 과학실. 우리의 기억 속에 과학실이 무섭다고 느껴진 이유는 이곳에 배치된 교보재들이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게슈탈트 붕괴’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교보재는 동물 표본과 인체 모형이다.


 과거 과학실에는 액침 표본들이 많이 전시가 되었었다. 액침 표본은 유리 용기에 동물을 에탄올과 포르말린을 함께 넣어 보관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액침 표본의 대표적인 동물은 개구리, 닭 등이 있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 과학실에 보관하고 있던 개구리와 닭 표본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동물 표본을 통해 동물들의 장기들까지 들여다 본다는 것은 어린 나이에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인체 모형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뼈, 근육의 모형들은 충분히 낯설게 다가올 수 밖에 없고, 하필 보관하고 있는 위치가 우리가 뒷문(또는 앞문)에서 들여다 보이기 좋은 곳에 있었다.


 하지만 해부 실습은 2007년 이후부터 초등교육과정에서 사라졌고, 2020년부터 ‘동물보호법’ 개정안 통과로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미성년자의 해부 실습이 완전히 금지 되었다. 심지어 세포 배양 실험들도 고등학교에서는 신고를 하고 실험을 실시해야하므로 꺼리는 분위기다.   


액침표본은 왜 사라졌을까?

<지금 우리 학교는> 등장하는 액침 표본

 액침표본은 위에서 적었듯이 포르말린과 에탄올을 넣어 보관하는 표본이다. 여기서 포르말린은 메틸알코올을 산화하여 만든 포름알데히드를 37%의 농도로 물에 녹인 수용액으로 유독 물질로 분류된다. 당연히 이와 관련된 사고는 최근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 포르말린 유출과 과학실 안전 

 2019년 포르말린 유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였다.  각 시,도 교육청에서 동물액침표본을 전량 수거하도록 추진했다. 그결과 학교에 포르말린에 담긴 액침표본병은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과학실 한켠 에 보관중이거나, 대학교 실험실에는 보관하고 있는 기관들이 있다. 최근 2022년까지도 경남 밀양, 충남 천안 등 학교 실험실에서 포르말린 유출로 긴급 신고 및 처리를 하였다는 뉴스도 있다.  

 

어두운 과학실에서 ‘밝은’ 과학실로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 지능형 과학실 모습 (부산시 교육청 제공)

 사실 학교 과학실은 해가 거듭될수록 개선되어왔고, 학생들이 더이상 무서워하지 않고 즐겁게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해왔다. 공간 개선 사업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나무 책상, 의자들이 화재 위험성으로 대체 가구로 들어왔고 이들은 대부분 밝은 색으로 교체되었다. 실험실 안전을 위한 다양한 안전 물품들이 인체모형의 위치를 대신했고, 깨질 위험이 있는 유리 실험도구들은 플라스틱 도구로 대체되었다.   


-지능형 과학실

 그리고 이제는 첨단 과학실의 한 역할로 ‘지능형 과학실’ 개선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능형 과학실’*은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하고 실생활 기반, 데이터 중심, 플랫폼으로 연결된 미래지향적 과학교육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일련의 과학실 개선 사업이 진행되면서 앞으로 과학실에 대한 이미지는 무서운 영화 속 장면이 아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곳’,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토의하는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   


마무리
 2022년 개봉된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처럼 과학 선생님의 실험은 현실에서 진행될리 만무하다. 또한 위 첫 사진과 같이 과학실은 화재 위험성으로 인해 내연 소재로 바뀌었고, 액침표본은 사라졌으며 과학실 공간 자체도 밝게 변화하고 있다.  혹시 아직까지도 학교 괴담 속 공간이 ‘과학실’과 ‘동물 실험’이라면 2023년인 지금은 절대 불가한, 말 그대로 괴담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 개념 설명

 ‘지능형 과학실’이란 지능정보사회에 필요한 과학 소양 및 과학적 탐구역량 함양을 위해 지능정보기술을 포함하여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과학 교육이 구현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수업환경이 조성된 과학실을 의미한다.


글 : 최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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