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윈이 잦아져야한다.
오늘은 다시 PO에 대한 주제로 돌아와서 PO가 가장 필요한 자질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집요함' '빠른 학습 능력' 등 PO에게 중요한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내 생각에 가장 필요한 건 큰 문제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스몰윈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브런치에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생활을 해오면서 느꼈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거창하게 말하면 '점진적 성공 전략'이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일단 할 수 있는 거부터 하자'는 생존 전략이다. 특히 리소스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하고, 모든 게 부족한 프로덕트 팀에게는 희망 같은 방법론이다.
개인적으로는 방법론을 들이대고 네이밍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국내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핵심 가치는 지키지 않은체 이름만 너무 남발하여 의미가 퇴색 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린 스타트업, 애자일, 스크럼 등등..
작은 성공들, 작은 성취가 모여 단계적인 큰 성공을 만들어내고 직원들이 롱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 성향을 만들어낸다고 본다.
오늘은 나의 케이스들을 좀 나눠보고자 한다.
서비스 리텐션 30일 기준 25%. 업계 평균보다 낮았음
"대규모 개편하면 좋을 텐데요~" 라는 말을 할 수도 없는 리소스 상황
마이크로 개선점 발굴, 유저들이 욕하는 포인트 정리 (친절하게 써준 피드백은 하나도 없었다)
개발자가 "에이, 이정도야 하루면 되죠"라고 할 만한 과제만 선별
일단 뭐라도 하기, 매주 2-3개씩 급한 불부터 끄기
알림설정 UI가 구리다고? 바꿨다, 온보딩이 길다고? 줄였다
에러 메시지가 친절하지 않다고? 이모티콘도 넣어줬다
8주 만에 리텐션 35%. 놀랍게도 숫자가 올랐다
유저 피드백에서 욕이 15% 줄었다 (커뮤니티를 세며 정확히 측정했다)
팀원들이 "어, 이게 되네?" 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경영진이 갑자기 던진 리브랜딩 프로젝트
유저들이 좋아할지 솔직히 아무도 모르는 상황
2개월이면 된다던 개발 기간 (현실은 항상 이것보다 더 걸린다)
MVP를 쪼개고 또 쪼개기
거대한 기능을 4단계로 분할 1주마다 뭐라도 내놓기로 결정
Phase 1: 근본적인 것만 (사실상 반쪽짜리)
Phase 2: 유저가 불평한 거 고치기
Phase 3: 이제야 제대로 된 기능 추가
Phase 4: 이제 좀 그럴듯해졌다
2개월 예상했던 개발이 쬐금 더 일찍 끝났다
초기 버전에서 "이건 별로인데요?"란 피드백 덕에 쓸데없는 기능 만들지 않아서 세이브
ROI 30% 상승 (이건 경영진에게 보여주기 위한 숫자다)
스몰윈 전략의 본질은 '혁신'이나 '대단한 성과'가 아니다.
그저 뭐라도 해야하니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다. 마치 산을 오르는 것처럼, 한 걸음씩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꽤 높이 와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PO로서의 성장도 비슷했다. 하루아침에 대단한 PO가 된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덜 멍청해지는 과정이지 싶다. 나의 프로덕트도 극적인 반전은 없겠지만, 꾸준한 상승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