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답장

인기와 존경

by 천영희

"하루 한 장, 역설의 가르침 365"의 한 구절이

가슴속에 들어와 조용히 자리한다.

"재주가 좋으면 인기는 얻지만, 존경은 받지 못한다" 짧은 문장은 이내 묵직한 화두 들어온다

희미하게만 알고 있던 두 단어의 경계

무엇으로 한 사람을 좋아하고

무엇으로 한 사람을 우러러보게 되는 걸까?


인기란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감정일지 모른다.

눈부신 재능 앞에 속수무책으로 매료되기도 하고

화려한 언변,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술

반짝이는 재주는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감탄을 자아내며 ‘인기’라는 이름의 월계관을 씌워준다.

이따금 그 눈부심 뒤편의 공허함을 듣곤 한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그의 재주에 박수를 치면서도

그의 삶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걸까?


거울을 통해 모습을 비춰본다.

연예인의 인기는 밤하늘의 별빛

정치인의 인기는 광장의 함성

선생님의 인기는 교실의 따스한 온기

모든 별빛이 길잡이별이 되지 않고

모든 함성이 역사적 메아리가 되지 않고

모든 온기가 평생의 등불이 되지 못한다.


존경이란!

별빛과 함성과 온기가

한 사람의 인격과 철학 속에서 숙성되고

시간의 검증을 지나서

비로소 주어지는 이름일 것이다


생각은 깊어졌고 한 가지 역설과 마주한다.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길은 상대를 위하는 데 있다"

가장 높은 경지의 이기심은

놀랍게도 이타심의 모습하고 있다.


나만의 행복과 나만의 성공을 바라보며

삶은 결국 제자리를 맴도는 쳇바퀴와 같다.


내 우물에만 고여 있는 물은 언젠가 마르지만

타인의 우물을 파주는 이의 샘은 결코 마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타인과 세상을 향한 ‘다리’

아님 자신을 가두는 ‘벽’으로

짧은 시각으로는 한 사람의 삶을 판단할 수 있을까

순간의 성공에 현혹되고

감춰진 이면에 속기도 하고

하지만 알게 된다

결국 시간이 답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자연의 시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한 알의 씨앗이 어떤 나무로 자랄지

그 열매와 그늘로써 비로소 알게 된다.

한 사람의 삶 또한

재주가 얼마나 화려했는가 보다는

삶이 주변에 어떤 향기를 남기고

어떤 그늘을 드리웠는지

시간 속에 천천히 드러난다.

그것이 바로 시간이 내리는 열매입니다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궁극의 평가

존경이라는 열매일 것이다


지금 나는 어떤 열매를 맺고 있을까?

훗날 삶이 시간의 망에 걸러졌을 때

옆에 남아 있을 누군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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