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추억

어느 날 마트를 어머니와 함께 가는 길이었다. 오후 3시 즈음이었는데, 고등학생들 여럿이 하교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요즘은 학교가 일찍 끝나나 하고 혼잣말을 했다. 어머니는 어떤 학교는 두시에도 끝난다고 하셨다.

나는 문득 내 고등학교 때 생각이 들었다. 그땐 학원도 동의를 받지 않으면 8시까지는 꼼짝없이 야간 자율학습에 묶여있었던 것 같은데, 억울하다고 외쳤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억울할게 뭐 있냐고 하셨다.

어차피 공부도 안 했으면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공부를 딱히 열심히 안 했던 것은- 사실인가. 하긴 무언가 그 늦은 시간까지 다른 친구들과 같이 한 곳에 묶여 몰래 군것질도 하고,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를 하고, 공책에 만화를 그렸던 것 같다. 나름 학습은 아니었지만 충실하게는 보냈다고 생각한다.

음-

억울하지 않다. 생각해 보면 억울할게 뭐 있어.

오랜만에 친구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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