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뜨락 1956에서
고양이는 자란다
-라일락뜨락1956에서*
박숙경
간신히 말문을 튼 가지 끝에서
새어 나오는 연보랏빛 수다를 듣네
인연의 향기 찰방거리는
오후의 뜨락에 앉아
쏟아지는 햇살을 마시네
징검돌을 건너는 아이의 발걸음처럼
가볍게 튀는 피아노 선율을 밟으며
고양이는 자라네
누워 이백 년
그 정수리에 앉아 코끝에 남은 먼지를 닦아내고
수만 송이를 건드리는 햇살을 좇는 어린 발자국
천 길 아래서 길어 올린 오래 묵은 향기를 따라
사월 오후도 비스듬히 눕네
아! 나는 몰라라
아무 날 아무 기억조차
꿈속의 페이지가 되는 여기, 이곳에서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에 위치한 지금은 카페가 된 이상화 시인의 생가터
ㅡ상화 제4집(이상화 기념사업회)ㅡ
라일락뜨락1956. 2백 년이 넘은 라일락 꽃 만개했을 무렵
복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