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살다 보면 불편한 것 중에 제일 큰 것이 아플 때 바로 병원에 가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섬에는 병원이 없습니다. 보건소는 있지만 거의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이기도 하고, 아주 기본적인 약만 있습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비상약을 구비해 두는 편이고 웬만하면 안 아픈 편입니다.
정말 아픈 경우는 배를 한번 타고 마트가 있는 섬에 나가 보건소보다는 동네의원에 나갔다 옵니다.
출산을 위해서나 엄청 크게 다친 경우는 배 타고, 차를 타고 이동해서 완도 (약 2시간), 해남(약 2시간 30분), 광주(약 3시간 30분) 정도로 밀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감안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큰 병원은 없기 때문이죠. 긴급상황에는 헬기가 뜨기도 하는 곳입니다. 저는 미리 출산 전에 병원입원을 해서 헬기를 타본 적은 없습니다.
저도 출산할 때 빼고는 동네의원에서 치료를 했습니다. 일단 예방적인 마인드가 생각보다 강해지는 섬 생활인 것 같습니다. 마트도 배를 타고 다닌다고 했을 때 신기해하던 사람들은 병원도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말하면 당황하며 괜찮냐고 물어본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네요.
괜찮습니다. 다 사람 사는 곳이랍니다.
아이를 낳을 때 빼곤 큰 병원에 입원한 적도 없습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폐렴 때문에 몇 번 입원한 경우가 있지만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다니시기엔 불편해 보입니다. 차 없이 다니기엔 불편한 것이 좀 많습니다. 섬 생활은 걷거나 버스를 타거나 해야 하는데 버스노선은 오로지 배를 타고 다니는 곳만 있고, 횟수도 적기 때문이죠.
택시를 타긴 하는데 비용이 보통 정해져 있고, 적지 않은 금액이라서 보통으로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거의 트럭을 몰더라도 차로 생활하는 곳입니다.
오늘도 걸어서 이동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나중에 내 모습일까,
나이가 든 상상을 하다가 급히 마음을 돌립니다.
나이 들어서는 병원 근처인 도시가 낫지! 오늘도 도시에 대한 동경으로 사람의 마음은 늘 흔들흔들하네요.
그럼에도 섬의 풍경을 볼 때는 마음이 평온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