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귀하게 여겨진다는 한국 나물
겨울철 밭이나 길가를 지나가다 보면, 물기가 모인 땅 주변에 주걱 모양 잎이 둥글게 퍼진 풀이 눈에 띈다. 겨울 나물로 잘 알려진 말냉이는 "산삼보다 낫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예부터 귀하게 여겨졌다.
겉모습은 어린 시금치처럼 생겼지만, 그 안에는 완전히 다른 특징이 숨어 있다. 식용으로도 쓰이고, 잎부터 뿌리까지 전부 활용이 가능해 겨울철 밥상이나 국거리 재료로 쓰임새가 넓다.
냉이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말냉이는 그중에서도 독특한 향을 가진 품종으로 꼽힌다. 잎은 뿌리에서 촘촘히 올라오고, 전체적인 생김새가 단정하다. 여느 냉이처럼 수염뿌리를 갖고 있지만, 줄기엔 털이 없고 능선이 있어 구분이 가능하다.
말냉이는 보통 민가 주변, 경작지나 산 가장자리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자란다. 무리를 지어 퍼져 있으며, 겉으로는 일반 냉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있다. 특히 잎 모양은 도란형 또는 장타원형으로 퍼지며, 가장자리에 뚜렷한 톱니가 없고 밋밋하다. 줄기 잎은 길고 좁으며, 밑동이 줄기를 감싸듯 자라는 게 특징이다.
냉이 종류 중 황새냉이나 수염뿌리를 가진 냉이도 있지만, 말냉이는 주로 뿌리에서 독특한 향이 올라오는 것이 가장 큰 구별 포인트다. 어린순일 때 뽑아야 부드럽고, 쓴맛도 심하지 않다. 한겨울에 캐낸 말냉이는 나물, 국, 된장찌개 등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부드러운 식감과 특유의 향 덕분에 쌈 채소 대신 활용하기도 한다.
말냉이는 약한 쓴맛이 있지만, 조리법에 따라 그 맛을 조절할 수 있다. 쓴맛을 그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바로 무침에 활용하면 된다.
쓴맛이 부담스럽다면, 데친 뒤 찬물에 3시간 이상 담가두면 맛이 한결 순해진다. 이렇게 준비한 말냉이는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말냉이는 씨앗도 활용할 수 있다. 전초는 '석명'이라 불리고, 씨앗은 '석명자'라고 한다. 과거 눈이 자주 피로하거나, 눈물이 많이 나는 증상을 관리할 때 쓰였다.
말냉이는 단단하게 언 겨울 땅에서도 비교적 쉽게 채취할 수 있는 나물이다. 제때 수확하면 잎도 부드럽고 향도 짙어, 봄철 냉이보다 나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국이나 나물 외에도 전으로 부쳐 먹거나 밥에 넣어 지어도 잘 어울린다.
보관은 물기를 제거한 뒤 신문지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3일 정도 유지되며, 데쳐서 냉동 보관하면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뿌리까지 함께 보관할 경우, 흙을 털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흙이 말려진 상태에서는 향이 덜 날아가고 수분 증발도 막을 수 있다.
말냉이는 겨울철이 지나면, 쉽게 구하기 어려운 나물이다. 봄이 되면 잎이 질겨지고 향도 약해지므로, 이맘때 나물 반찬이나 된장국 재료로 챙겨두면 겨울 식탁이 훨씬 풍성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