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발전과 검색 경험의 변화
매달 인상 깊게 읽은 글과 생각을 정리합니다.
트렌드, 조직 관리, 기술, 기업에 대한 얘기를 다룹니다.
1. 문장으로 검색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세상
2. 추론 모델이 쏘아 올린 검색 시장의 변화
3. AI '장기 기억'에 대한 서베이 논문과 고찰
원글: 사라지고 있는 검색창, 생성형 AI가 바꾸는 검색의 미래
1.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정보 탐색 방식이 키워드 검색에서 벗어나, 대화형으로 질문하고 멀티모달(음성, 이미지)을 활용하는 직관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2. 과거 사용자들은 정보 과잉, 비효율적 콘텐츠 탐색 등의 문제를 겪으며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 습득을 원했고, 생성형 AI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며 검색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3. 최근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가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먼저 파악해 검색 행위 없이도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AI 에이전트'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4. 구글, 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검색을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아닌 'AI가 맥락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경험'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AI 요약, 에이전트, 멀티모달 기술을 통해 새로운 검색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5. 기업의 정보 전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기존의 검색 엔진 최적화(SEO)를 넘어, AI가 자사 콘텐츠를 정확하게 학습하고 답변에 활용하도록 만드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가 중요해졌다.
6. 검색 패러다임의 전환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변화된 정보 유통 구조에 맞춰 콘텐츠 전략을 재설계하는 기업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던 검색이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키워드 몇 개를 조합해 포털이나 구글에 입력하고, 직접 링크를 열어 필요한 정보를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3일 동안 혼자 조용히 갈 수 있는 국내 여행지 추천해 줘’처럼 자연어로 묻고, 생성형 AI가 맥락에 맞는 답을 한 번에 제공한다. 즉, 음성, 이미지, 영상까지 아우르는 멀티모달 검색과, 질문 없이도 맥락을 읽어 정보를 제안하는 AI 에이전트가 부상하면서 검색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빅테크 컨퍼런스들은 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구글은 ‘AI Overview’로 복잡한 질문을 요약해 바로 보여주고, 카메라와 음성을 결합한 실시간 ‘Search Live’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웹 탐색과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Open Agentic Web’을 제안했고, 메타는 ‘검색창 없는 검색’으로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해 선제 제안을 한다. 오픈AI는 GPT의 웹 브라우징을 고도화해 정보 선별·재구성을 강화했고, 엔비디아는 영상·음성 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검색의 기술 기반을 넓혔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소비자 행동과 비즈니스 전략을 바꾸는 신호다. AI는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정보를 재구성해 제공한다. 따라서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가 AI의 답변에 반영되려면, 기존 SEO를 넘어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를 준비해야 한다. 구조화된 데이터, 명확한 맥락, 최신 정보 반영이 핵심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이 우리를 검색(혹은 질문)하더라도 AI의 답변 속에서 사라질 수 있다. (참고: 구글 AI Overview 기능으로 인한 웹사이트 클릭률 감소와 관련한 실험 기사)
제품 관리자의 시선에서 보면, ‘검색’은 더 이상 기능이 아니라 경험의 일부다. 사용자는 검색이라는 단계를 의식하지 않고 필요한 결과를 얻길 원한다. 이는 AI 매칭 솔루션이나 구직 플랫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구직자가 “내 경험과 잘 맞는 스타트업을 추천해 줘”라고 물었을 때, 플랫폼이 즉시 답을 줄 수 있다면? 기업이 나와 잘 맞는 구직자를 추천해 줘 할 때, 즉시 구직자를 제안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본다. 앞으로의 기회는 ‘질문이 던져지기 전’에 맥락을 읽고, 가장 적절한 제안을 먼저 내놓는 경험이 설계된 제품이 아닐까?
원글: 에이전틱 서치: '추론 모델'이 쏘아 올린 검색 시장의 변화
1. 오픈AI의 ‘딥 리서치’는 웹 탐색·추론·리포트까지 수행하며, 검색을 넘어 일을 대신하는 AI로 인식되었다.
2. 에이전틱 서치는 질문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정보 수집·판단·정리하는 고도화된 검색 개념으로, 추론 모델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3. 추론 모델은 방향을 검증·교정하며 답을 내는 구조로, STEM*을 넘어 글쓰기·여행 계획 등에서도 기존 LLM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를 융합한 교육 및 연구
4. 검색은 단순→다중→복합→리플렉티브로 진화하며, AI가 자율적으로 반복·판단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5. 이러한 구조는 실행 시간이 길어져도 ‘빠른 속도’보다 ‘정확성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고객 경험 변화를 이끌고 있다.
6. 사용자가 무엇을 찾는지를 넘어, 왜 그 정보를 믿을 수 있는지까지 설계하는 게 필요하다. 앞으로의 검색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함께 나누는 동료’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
검색이라는 행위가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단순히 키워드 입력 후 링크를 클릭하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AI가 맥락을 이해해 답을 만들어내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오픈AI가 선보인 ‘딥 리서치’는 웹 탐색, 추론, 리포트 작성까지 수행하며 더 이상 검색을 넘어 일을 대신하는 동료 같은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추론 모델이 있다.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이 단순히 단어를 예측했다면, 추론 모델은 스스로 방향을 검증하고 교정하며 결과를 도출한다. 단순 검색 → 다중 검색 → 복합 검색 → 리플렉티브(Agentic)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AI는 자율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고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사용자 경험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얼마나 빨리 답을 주느냐'가 UX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느리더라도 믿을 수 있는 답'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을 발행하는 오늘을 기준으로) GPT-5 출시 이후 등장한 ‘깊이(Depth) 조정’ 기능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사용자가 단순하고 빠른 답변을 원하면 구형 모델을, 더 깊이 있는 분석과 근거가 필요하다면 최신 추론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속도보다 신뢰성을 원하는 흐름을 반영한 UX 설계라 할 수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빠른 검색 결과’만을 원하지 않는다. 여행지를 고를 때도 단순한 리스트보다, 나의 일정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제안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배송 속도보다 “이 제품이 왜 나와 잘 맞는가”를 근거와 함께 알려주는 설명이 구매를 이끈다. 마케팅 플랫폼을 설계하던 만큼, 더 공감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우리는 속도 최적화 만큼 맥락과 신뢰성을 어떻게 경험 안에 녹여낼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문: Human-inspired Perspectives: A Survey on AI Long-term Memory
메모리즈 AI: https://memories.ai/
1. 첨부한 논문은 전 메타 출신 연구원이 만든 memories.ai에서 발표한 논문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LLMs)이 추론(reasoning)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최근의 발전이 단순한 언어 예측을 넘어 구조적 추론 능력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다루고 있다.
2. 인간의 기억은 ‘감각 기억 → 단기 기억 → 장기 기억’으로 이어지는 계층 구조를 가진다. 장기 기억은 비교적 영속적이며,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거나 다른 정보에 의해 간섭을 받아 잊히는 방식으로 망각이 일어난다.
3. 장기 기억은 다시 세 가지로 구분된다. 특정한 사건과 경험을 저장하는 ‘일화 기억(episodic), 지식과 사실을 축적하는 ‘의미 기억(semantic)’, 그리고 몸으로 익힌 기술과 습관을 담는 ‘절차 기억(procedural)’이다. 이 세 가지는 각각 인간의 경험, 학습, 행동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4. AI도 유사한 구조를 모방할 수 있다. 1)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파일처럼 모델 외부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예: 외부 DB, 파일, 벡터 저장), 2) 모델의 매개변수 속에 기억을 새겨 넣는 방식도 있다. 이러한 기억은 저장, 검색, 망각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유지되는데, 최근에는 검색을 통해 기억을 불러와 활용하는 기법이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5.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기억이 진화의 산물이라면, AI의 기억은 의도적으로 설계된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거나 맥락에 따라 필요한 순간에 정확히 검색하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잊어버리는 기능까지 포함된다.
6. 이러한 관점에서 차세대 AI 메모리 구조는 저장과 검색, 망각을 상황에 맞게 조율할 수 있는 적응형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기억보다 더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AI가 진정한 장기 기억을 갖춘 존재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검색과 생성 AI의 진화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두 중 하나는 ‘장기기억’이다. 인간은 단기적으로 몇 분밖에 유지하지 못하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전환해 평생 간직하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감각, 단기, 장기 기억으로 구분했고, 다시 경험·지식·기술 습득이라는 세부 범주로 나눠 설명해왔다. 중요한 점은 기억이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저장, 검색, 망각의 과정을 거쳐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다.
AI 역시 같은 과제 앞에 서 있다. 지금까지의 대규모 언어모델은 사실상 휘발성 기억만을 지녔다. 대화가 끊기면 맥락을 잊어버리고, 긴 문맥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1)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 데이터베이스와 결합하는 RAG 같은 기법이 등장했고, 2) 최근에는 망각까지 포함해 기억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자기 적응형 메모리 구조가 제안되고 있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AI는 얼마나 오래, 맥락적으로, 의미 있게 기억할 수 있는가?
이 고민을 영상 데이터에 적용한 기업이 저 논문을 발행한 메모리즈 AI다. 이들은 단일 영상 요약을 넘어서 수백만 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검색하며 맥락적으로 이해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처리 속도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남기고 어떤 잡음을 지워낼지, 그리고 언제 다시 찾아낼 수 있을지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보안 기업은 수천 시간의 CCTV에서 위험 신호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고, 마케팅 기업은 소셜미디어 속 브랜드 맥락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메모리즈의 제품 유즈 케이스를 보면 CCTV가 있다. 무엇이 기존 얼굴 인식 등이 담긴 CCTV와 다른 점인가 고민했는데, ‘장기기억’을 바탕으로한 인지 기술이 아닐까 싶다.)
결국 언어 모델 연구에서 말하는 장기기억과 메모리즈AI가 구현하는 시각적 장기기억은 같은 축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더 빠른 응답보다 중요한 것은 깊고 지속적인 기억이기 때문이다. 기획자나 개발자와 대화할 때, 그들이 그 시점의 대화를 넘어 과거 맥락까지 함께 기억해 내서 말해주는 것처럼, AI 역시 기억의 연속성을 갖추어야 한다.
망각과 기억은 ‘맥락 유지’와 연결된다. 이는 AI가 더욱 인간다워지기 위해 필요한, 순간을 넘어 꾸준히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한 기술은 개인 SaaS 서비스에도 직접적으로 스며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일정 관리나 이메일 응답을 대신하는 비서가 아니라, 지난 대화·문서·영상까지 장기적으로 기억하며 삶의 맥락을 이해하는 진짜 비서처럼 말이다. (이게 울트먼이 말한 ‘개인 SaaS’가 아닐까?) 검색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듯, 개인 SaaS도 결국 ‘빠른 답변’에서 ‘기억을 바탕으로 함께 사고하는 동반자’로 이동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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