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외부 앱/서비스 연동 기능을 기획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분석하고, 찾아보며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일종의 기획 노하우와 애자일 철학이 섞여있는 글.
읽기에 앞서
본문 중에는 애자일 방법론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 단어들이 몇 있을 것이다. 본문을 이루고 있는 생각의 뼈대는 아래와 같다.
1. 불확실성과 실패 가능성을 인정한다.
- 이 글은의 기반은 단계적 개발 방법론(e.g., 워터폴)의 철학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 제품과 기능의 형상에서 최우선되는 비즈니스 가치, 위험도Risk는 변할 수 있다.
- 따라서 불확실성과 실패 가능성을 인정하며, 제품/기능 증분을 통해 반복적이고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나는 정답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 기획에 정답은 없다.
- 기획이란 결국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과 계획의 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노하우를 담은 것 뿐이다.
본문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개념을 작성했다. 짧게 적기 위해 내용을 함축한 만큼, 나중에 따로 각 단어의 정의를 더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1. 애자일
- 프로젝트를 빠르고 유연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개발 방법론을 의미한다.
-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수용한다.
2. 점진적
- 단계적으로, 조금씩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 큰 목표를 작은 단계로 나누어 접근함으로써 복잡성을 줄이고 불확실성으로 부터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한다.
3. 증분
- 제품 증분이란 스프린트 중에 제품 백로그 작업을 완료하여 생성된 결과물을 의미한다.
4. 정보
- 데이터나 지식이 구조화되어 명확한 의미나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을 의미한다.
5. 커스터마이징
-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개인화)은 특정 목적이나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제품이나 서비스, 기능을 수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 예를 들어 카카오톡에서 채팅 알림을 ON/OFF 할 수 있는 것도 일종의 커스터마이징이라고 할 수 있다.
6. 제품
- 특정한 필요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7. MVP
-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자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을 갖춘 버전을 의미한다. MVP를 통해 사용자의 반응을 빠르게 얻고, 제품을 개선할 수 있다.
제품/기능 발전 단계 쪼개기
불확실한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기능과 서비스를 분석하고, 기획하다 보면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그것들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생각하게된다. 물론 그 방향은 실제로 제품을 운영하면서상황에맞춰 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인 제품 증분과 판매 가능한 제품 스펙을 도출하기 위해서 방향을 설정하고로드맵을 그릴 필요가 있다. (이유는 다른데서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동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우선순위를 관리하며 위험Risk와 자원Resource관리를 하기 위함 등이 있다.)
기획의 목적과 목표 정의
예를 들어 당신이 협업 툴 제품을 만드는 기획자라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사용자가 툴에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를 자꾸 놓치는 페인포인트를 도출했다.
이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기획을 하려한다. 기획의 목적은 저 페인포인트를 해소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당신은 여러 고민 끝에, 이를 제품 내 알림 기능을 통해 해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기획의 목표도 세워졌다.
구체화
알림의 의미를 명시해 보자. 알림은 무엇일까?알림은 사용자가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기타 정보를 적시에 알려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핵심 키워드를 2개 뽑아낼 수 있다. '제품의 정보'와 '적시'에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제 각각의 정보를 구체화 해보자.
'제품의 정보'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령 협업 툴 노션이라고 하면 누군가 나를 호출Mention했거나, 진행 중인 일의 종료일자Deadline가 목전에 위치했을 때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적시'는 언제일까? 보통 알림은 시급성을 띈 정보와 미리 알려주기 위한 정보로 나눠진다. 그리고 이를 '내가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에서 알림을 받을 수 있어야 적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가 충족된다. 따라서적시는 '적절한 시기'와 '적정한 장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궁극적인 지향점 도출
알림 기능에 대한 정의를 하고, 정의를 구체화했다. 이제 이를 통해서 우리는 알림 기능의 궁극적인 방향을 생각할 수 있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기능, 제품이 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나와 사수님은 이를 얘기할 때 Dream State라고도 부른다.
구체화한 정보를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도출해 보자.
1. 받고자 하는 '기타 정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받고자 하는 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게 한다.
2. 알림을 받고 싶은 '시점'과 '위치'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 또한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게 한다.
결국 '정보'와 '알림 시기', '알림받을 장소' 모두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게 제공하는 방향이 되었다. 따라서 기능의 궁극적인 지향점Dream state을 ‘사용자가 원하는 알림을 직접 만들 수 있고, 이를 원하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설정한다.
이에 대한 좋은 레퍼런스 ⓒ Monday
제품/기능 발전 단계 쪼개기
기능의 방향을 잡았다. 이제는 실제 출시할 개발 형상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지향점(장기 목표)이 ‘사용자가 원하는 알림을 직접 만들 수 있고, 이를 원하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한다.’라고 했다. 이제 이를 한 단계씩 낮춰 보자.
1. 현재 시점에서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제품 스펙
- 사용자는 원하는 알림을 원하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예시) 협업 툴 Monday.com 챗 서비스 알림 연동 기능, 마이크로소프트 Power Automate
2.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일부 섞인 제품 스펙
- 사용자는 제품이 지정한 알림을 원하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예시) 문서 관리/협업 툴 Notion의 자동화 기능을 통한 슬랙 알림 연동
3.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모두 제외한 제품 스펙
- 사용자는 제품이 지정한 알림을 지정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예시) 일반적인 제품의 알림 방식(제품 내 알림, 이메일 알림, SMS/카톡 알림 등)
‘사용자의 설정 자율성’을 기준으로 제품의 발전 단계를 임의로 나눠봤다. 이제 이 내용들을 통해 개발팀, 사업팀과 논의를 통해 1) 제품이 전달할 수 있는 비즈니스 가치와 2) 개발 공수를 고려해서 어떤 형상을 MVP로 만들어 낼지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작성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결국 해당 기능,제품의 목적이 잘 정의되어 있고,
2. How to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구체화 된다면
3. 그 기준을 한 단계씩 낮춰보며 개발 형상을 선택할수 있다.
단,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단계마다 누락되면 안된다. 우리는 덜 조립된 레고 블럭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선에서 최소한으로 조립한 레고 블럭을 파는 것이다.
지향점은 달라질 수 있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회사의 철학, 시장 상황, 압도적인 경쟁상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면이를 최초에 어떻게 도출 할 수 있을까?
나는 주로 벤치마킹을 하고, 레퍼런스와 (가능하다면) 실제 사용자 경험을 수집하려 한다. 현재 우리는 생각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이미 서비스와 기능으로 만들어진 세상에 살고 있다. 따라서 각 분야에서 잘 나가는 관련 서비스를 찾아보고, 분석하면 그 기능을 나중에 어디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상상을 열어둘 수 있다.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는 찾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잘 나가는 제품, 새롭다는 제품들은 기존에 있는 개념들을 잘 조합해서 셀링포인트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방법은 일종의 MVP를 도출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유의해야 할 것은 궁극적인 지향점(Dream state)이 만들어지고 난 후, 발전 단계별 로드맵을 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궁극적인 지향점을 정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시나리오가 구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MVP
실제 업무를 보다 보면 일정과 여유도 없고, 이로 인해 '나중에 개선하기로 했지만 못한 것'들은 쌓여갈 것이다. 이때 해결하지 못한 것은 쌓여갈 수 있지만, 제품이나 기능이 만들어지는 시기에 그것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목적)은 정해져 있어야 한다. 목적없이 달리는 일은 달릴 필요가 퇴색될 일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