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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d 채드 Apr 30. 2023

골프 도전기 - 처음으로 주최측 되어보기

골프에 진심인, 아재 골린이 성장기 #1 (feat. 힐드로사이cc)

 필드 데뷔는 1년, 그전에 연습생 시절 5개월, 나름 골린인 듯 골린 아닌 골린 같은, 골린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금 시작하는 또래 분들, 어린 분들이 진짜 많아서, 연습장에서 이제 막 똑딱이를 하고 계신 분들을 보면 그나마 약간 이른 시작이 나에게 주는 안도감이 있지만 그 1년의 앞선 경험도 사실 두어 번 얘기하면 더 이상 해줄 말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긴 하다. 사실 너무 열풍이라 특이할 거 없는 도전이라 하겠지만 독특한 경험과 마인드를 되짚어 보고 글로 표현해 가면서, 왜 진심이고 어떻게 진심인지를 나도 알아보고 싶다.

 

 늦은 나이 입문 사연과 데뷔, 그리고 배우는 즐거운 고통에 대한 얘기는 천천히 풀어가고, 일단 엊그제 다녀온 라운딩 생생한 후기부터!


 4월 19일 오후 3시, 잠시 업무를 쉬는 중 카톡을 열었다 닫았다, 이 단톡방 저 단톡방을 고민하다 대학 동기 놈한테 개인톡을 보냈다. 다음 주 금요일에 뭐 해?


 사실 골프에 입문하고 계속 따라다니는 형들이 있는데 4월에도 말일 경에 라운딩이 희미하게 계획되어 있어 기대하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다들 구력이 10년 정도 된 형들이 항상 날 잡아서 데리고 가면 가고 아니면 못 가고 그러는 상태라 나의 다음 라운딩 일자를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지만, 너무 바쁜 스케줄을 보이는 형님들이라 그냥 데리고 다녀 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였으니 사실 내 의견이란 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취소되게 되어 너무 아쉬운 마음에, 하지만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이번주간 몸살이 심했어서) 들기도. 그러던 중 이번에는 나 혼자 운명을 개척해 보자, 하는 마음의 소리에 카톡을 열고 고민해 보게 된 것이다.


 오케이! 그럼 둘만 더 모아보자. 다행히 고심 끝에 낙점된 학동기와는 뜻이 맞아 날을 잡았다. 전체 단톡방에 공지를 하니 바람대로 두 명이 제안에 회답을 주어서 손쉽게 성공. 드디어 나도 주최측이ㅋ 노련한 동기(형) 덕분에 장소도 좋은 곳으로 예약. 예약 확정 메시지를 공유받는 순간 쿵쾅쿵쾅,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고 신나기도 하고, 또다시 알 수 없는 즐거움의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D-10


 힐드로사이CC, 누군가는 힘들어사이라고 불릴 정도로, 네이버에서 보여준 난이도 9.8의 험난한 산행, 아니 플레이가 예상되는 홍천이었는데, 사실 작년에 좋은 기억이 있어 나름 기대감도 품어보게 된다. 그간 한 번도 구장이 겹친 적이 없이 모두 새로운 코스만 갔는데 이번이 처음으로 두 번째 방문하는 코스였다. 실제 아무 상관없어 보이긴 하지만.


 . 접근성 7 (홍천이라 좀 오래 걸림)

 . 클럽하우스 및 기타 시설  9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지 신상 느낌)

 . 뷰 9 (뷰 맛집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멋지고 아주 멋지고 산과 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음)

 . 잔디 및 코스 관리 9 (티박스와 페어웨이 사이도 완전 푸릇푸릇)

 . 코스 9 (난이도와 흥미 적절히)

 . 그린 8 (어렵지만 몇 번 잘 받아주었으니 봐줌ㅎ)


 첫 홀이 시작되며 산악 지형 구장의 위엄에 다들 조금 긴장되었지만 더욱 긴장되는 건 우리가 서로 처음 필드에서 만났다는 것이었다. 모르는 사람, 아니 필드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의 라운딩은 정말 긴장 그 잡채.. 쫄깃함이 최고도이다. 작년 데뷔시즌 거의 첫 홀 첫 티샷의 성공률이 1할에 못 미치지만 겨우내 연습을 (첫 홀 티샷 이미지 트레이닝?) 많이 했으니,라고 기대하며 올시즌 개막 때에도 죽기는 했으나 그래도 미스샷은 아니고 쭉 뻗어 나가는 샷에 자신감도 약간 있었다, 하지만 이놈이 바로 또 티박스 앞 해저드에ㅠ 다행히 그다음 홀부터는 그래도 쭉쭉 뻗어나가는 티샷에 마음의 안정이, 죽은 경우도 있지만 바위 맞고 들오는 경우도 있었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은 홀은 두 개 정도,


 우선 내리막 30미터는 되어 보이는 보정거리 150미터 파3, 내가 제일 부담스러워하는 롱 아이언 5번이지만, 그전 파3에서 그나마 자신 있던 8번 숏 아이언이 배신을 때렸으니 이번에는 5번이 좀 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쳤는데, 왠열~ 3미터 착붙 니어가 되었다.

 버디 찬스인가 해서 가보니 옆 경사가 좀 커서 브레이크 포인트 (퍼팅 라인) 확인이 너무 어려웠다. 캐디님이 봐주신 대로 그대로 했으나 내리막 경사까지 더해져 아쉽게 홀컵을 비껴가며, 오케이 원까지 살짝 벗어나는 게 아닌가ㅠ 다행히 다듬 퍼트를 땡그랑~ 홀인 시켜서 버디가 보기 되는 일은 없게 투퍼트로 마무리하며 파세이브!


 두 번째는 파 5 롱홀인데, 티박스에서 랜딩존 이후가 하나도 안 보이는 거의 90도 꺾인 우 도그렉 홀, 일단 티샷을 IP핀까지 보내는데 성공, 그냥 IP핀에 붙이고 오케이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다음에 펼쳐진 우측길은 150미터 이후 깊은 계곡, 후들후들. 140까지만 치라고 하셔서 6번으로, 멀리 가면 계곡행이라 힘 빼고 살살치니 또 이게 잘 맞아서 쭉쭉 나가는 게 아닌가, 낙하지점이 안 보여 걱정했으나 거의 페어웨어 끝까지, 보낼 수 있는 데까지 아주 잘 보냈다.

 이제 계곡 넘겨 또 이 정도 거리만 치면 그린에 쓰리온인데, 아무래도 넘겨야 하고, 온그린해야 하고, 이전 잘 친 기억이 있으니 힘이 들어갔는지 바로 계곡아래로 직행샷을ㅠ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듯이 맘 비우면 잘되고 조금만 마음이 들어가면 클럽이, 공이 그걸 알아챈다ㅠ


 어쨌든 또 하나의 라운딩 팀을 찾은 기쁨? 서로 합이 잘 맞는 멤버들? 깨백은 못했지만 그래도 딱백하고 멋진 뷰도 보아서 은 시간 마무리였음에도 피곤함을 모르는 하루였다. (비타민B 먹고 쳐서 그런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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