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계약직...
서울로 이사를 하고 최종 면접 결과 발표를 기다렸는데
합격 발표가 났다.
취업을 한 것이다.
출산으로부터는 만 6개월 되었지만
2017년,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 워홀에 미국 유학에.. 결혼에 출산에...
먼 길을 돌아 돌아 다시 정식으로 회사를 다니게 된 건 만 7년 만이다.
감격스럽긴 하지만 연봉도 마음에 들지 않고
무엇보다 계약직 1년 후 평가를 받아 정규직으로 전환이란다.
정말 다시 취업하기가 녹록지 않았다.
유학을 다녀왔다곤 하지만
7년이나 일을 쉰 경단녀에게 제대로 된 자리를 내어주는 회사는 없었다.
합격한 회사에서 처우 산정(연봉 협상)을 위해 전 직장의 연봉계약서를 제출하라는데
내게 있던 최신 자료는 무려 '2016'년 자료였다.
이런 나를 어쩌면 계약직으로 라도 뽑아준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면접 때 한 번도 언급도 않더니
근로 계약서에 턱 하니 '계약직'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에 현타가 왔지만
회사에서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7년이나 쉬었던 네가 당장 뭘 보여줄 수 있는데?
괴롭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
나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단숨에 사인을 하고 스캔하여 보냈다.
다시 시작하면 되리라..
다시 쌓아가면 되리라.
3주 후면 새로운 시작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