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
동양화 작가인 영재는 컬러를 제외한 부분이 모두 연필로 작업한 다고 한다.
바다 속 고양이는 나무에 둘러 쌓여 있다. 고래는 너무나 씩씩하게 헤엄을 친다. 태양 아래서..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고양이는 편해보인다. 그 고양이는 목을 높이 세우고 동경하듯이 고래를 바라본다.
천명관의 고래가 생각이 났다.
고래를 읽고,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읽기 거북한 단어들, 상상할 수 없는 사실적인 묘사와 상황들이 낯뜨겁기만 했던 소설이었다. 게다가 현실인지 판타지인지 구분이 안되는 내용.
하지만 춘희처럼 큰 사람도 세상이란 무대에서 나약한 존재인 인간임을 생각하며 마지막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던 소설이었다.
금복이가 고래를 처음 보았을 때를 고래에서는 이렇게 표현했다.
"믿을 수 없는 거대한 생명체에 압도되어 그저 입을 딱 벌린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라고..
금복이에게 고래는 삶의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는 거대함. 그리고 생명이었다.
그리고 나는 상상했다.
살려고 집을 뛰쳐 나온 금복이가 홀로 어린 나이에 외롭게 바람이 세차게 부는 광활한 바다에서 고래를 보고 놀라며 삶을 다짐하는 모습을.
<우리 다시 만났어>
고래는 거대한 몸짓이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고, 바다 안에서는 유유함으로, 그리고 바다 밖으로 나올 때는 힘찬 생명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고래를 뚫어지게 아래에서 바라보는 고양이는 매우 편하고 안전해 보인다.
저 고요하고 편안한 순간이 오래오래 가길 바란다.
이 그림은 살게 하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