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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희 Jan 19. 2023

실행력을 키우려는 노력

겨울 새벽 달리기

자기 계발서에 실행력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다. 

=> 공상 + 쓸데없는 걱정 투성이인 내 얘기

꾸준히만 해도 평타 이상이다. 

=> 맨날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내 얘기


작년에 복직도 하고, 이사도 하고, 뭔가 되게 바쁘고 힘들었는데

연말에 돌이켜보니 딱히 남은 게 없는 것 같아

12월에 드로잉과 달리기 모임을 신청하여 참여했다.


드로잉 모임을 통해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내 관심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달리기를 통해 단순하게 살기를 실천하게 되었다.


작년 여름 새벽기상을 시스템화하기 위해

눈뜨면 마스크 쓰고 무작정 나와 동네를 걸었다.

더워지기 전에 시원한 아침을 느끼고 집에 와서 씻는 개운함이 좋아서

꾸준히 하다가, 이사 이후에 체력이 달리면서 그만두었다.


그러다 문득, 가장 달리고 싶지 않은 겨울에 새벽 달리기 습관을 만들어두면

사계절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한 새벽 달리기.

'우와~ 이런 공원이 집 앞에 있으면 매일 달리기를 하겠다.' 싶은 공원이

집 근처에 있어서 마치 내 집 정원을 거닌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렸다.


남편이 원래 새벽 5시에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냥 잤다. 

생각해 보니 10년 넘게 혼자 출근한 남편이 좀 짠하긴 하다.

아침에 내가 아이들 챙겨서 밥 먹이고 출근을 하니,

자는 나를 깨우지 않고 나갔던 남편.

요즘에는 달리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는 남편을 따라 함께 나가니 남편도 좋아한다.

아침에 사이좋게 영양제를 먹고 간단하게 인사하고 서로의 갈길로~~


어른도 도장에 대한 집착이 있는지

달리기 어플 도장 찍는 재미로 미세먼지가 있는 날은 

먼지가 잦아드는 시간을 찾아 밖으로 나간다.

그 어떤 하루일과 보다 달리기에 진심...


평소 쓸데없는 걱정과 상상으로 하루를 채울 때가 많은데

땀 흘리며 몸을 움직이다 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때때로 캄캄한 새벽 동네를 혼자 달리고 있노라면,

뭔가 내가 이 동네 대장님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눈이 쌓인 날, 미스트 같은 안개비가 내리는 날,

엄청 추운 날, 안개가 가득한 날, 덜 추운 날,

길이 미끄러운 날...

아롱이다롱이 같은 날들도 나는 꾸준히 달린다..

달리고 있다.


살아있는 느낌.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게 있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하나 "달리기"만큼은 야무지게 하고 있다.


계속 달리다 보면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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