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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풍 토토 May 01. 2023

다시 가야만 하는 나라. 인도..

인도는 어렵다. 그래서 다시 가야만 하는 나라

나는 인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인도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같이 일을 하다 보면 왠지 모를 의견 충돌, 일하는 태도에서 서로 다른 이견 등등, 좋아하기 쉽지 않은 인도였다.

그러던 내가 친구의 결혼식에 초대되었다. 결혼식은 '인도 펀자비'다. 

막연히 새로운 나라로의 여행이라는 설렘과 인도 여행은 어렵다는데 라는 두 마음이 서로 충돌을 일으켰다.


그래도 떠나자! 인도의 결혼 문화는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다. 


나의 인도 여행 일정은 3주! 그중 결혼식은 4일간 진행된다고 한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뉴델리로 가고, 뉴델리에서 하루 밤 노숙 후, 드디어 펀자비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펀자비 공항에 내리니 친구의 친구가 마중 나와줬다. 친구의 집은 펀자비에서 또다시 2시간을 가야 한단다.

낡은 차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니, 길거리에 노란색 흙과 먼지가 날린다. 경적 소리는 시끄럽고, 아스팔트는 없다. 도로 간판이나, 신호등도 없다. 어떻게 두 시간가량의 길을 이정표 없이 잘 달릴 수 있는지 신기했다. 도로에 선이 없으니, 역주행은 난무했다. 사고 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하길 기도했지만, 너무 밝은 친구의 친구 (처음 만난)는 해맑았고 나 역시 덩달이 해맑게 이야기하며 드디어 도착할 수 있었다.


친구의 집에서 잘 방을 받았고, 먼저 와있던 다른 서양 친구는 이미 인도에 적응한 듯 여유 있게 사람들과 즐기고 있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정말 많은 종류의 카레가 나왔다. 카레와 함께 짜파티 라는 직접 구워낸 빵을 함께 주었다. 신기하게도 그 많은 카레 중 고기가 들어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펀자비 지역의 인도인은 채식주의자이다. 

나는 외국인 손님이라 남자들과 같이 밥을 먹었지만, 여자는 남자와 같이 밥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나 혼자만 여자였다. 나중에 여자 친구들과 친해져서 보니, 남자들이 식사할 때 여자들은 계속 짜빠티를 만들고 있었다. 나도 한 번 따라 해 봤는데 쉽지 않다. 인도 여자는 모두 훌륭한 요리사인 듯하다. 

카레와 짜파티를 먹으니, 왜 인도에 채식주의자가 많은지 알 것 같다. 고기가 없어도 모든 카레가 너무 맛있기 때문이다. 콩카레, 렌틸 카레, 야채 카레, 치즈 카레 등등 이렇게 다양하고 훌륭할 수가 없었다. 인도음식이 입 맛에 맞지 않아 살이 좀 빠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번에 날아갔다.


도착 한 다음 날 아침, 씻고 의자에 앉아 있으니, 누군가 나를 부른다. 이웃집 소를 키우는 집이다. 우유를 짜 준다고 한다. 뭐라고?? 나는 내의 상황을 외면하고 싶었다. 나는 멸균되지 않은 우유를 마시는 게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사람의 모유를 마셔도 무서울 텐데 바로 짜낸 젓 소 우유라니..? 그런데 여유 있게 먼저 도착했던 호주인 친구가 자신도 무서웠는데 맛있으니 마시라 한다. 용기를 내고 한 입 마신 순간, 나에게 우유의 신세계가 펼쳐졌다. 바로 짜낸 우유를 낡은 팟 안에 설탕과 파다 몸 스파이스와 함께 끓여낸 맛은 정말이지 황홀 그 자체였다. 

그 이후, 이웃집은 매일 아침 나를 불렀고, 11월 쌀쌀한 펀자비의 아침에 소소한 행복이었다. 매일 아침 마당에서 우유를 마시고 있으면, 아이들이 옥상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안녕 이라고 인사를 하면 부끄럽다는 듯 인사를 하고 숨어 버린다. 



인도 사람들은 모두가 가족이고 친구다. 매일 우유를 주신 이웃집은 다음에 인도에 오면 꼭 자기 집에 머물라 달라고 한다.  실제로 결혼하는 친구의 누나가 자기 집에도 와서 하루 자라고 해서 두 시간이나 다른 마을로 달려가 하루 밤에 자고 왔다. 정말 인도의 초대 문화는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모두가 처음 보는 외국인 친구인 나에게 친구가 되어 주었고, 누구나 환영해 주었다. 낯을 가리는 나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메헨디를 그려주고 있는 여자 아이와 동네 아이들



결혼식은 4일간 진행되었고 그 결혼식을 제외하고는 매일이 동네 사람들과 이 집 저 집에 방문하며 인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모두가 친적이고 친구이기에, 친구의 친구인 나 역시 가족처럼 받아들여준 인도 사람들.


너무 따뜻하고 조금은 당황스럽기까지 한 그 따스한 마음에 다시 한번 꼭 가야 하는 나라. 


인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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